여야 "금감원 신뢰 땅에 떨어졌다"…최흥식 금감원장 "무거운 책임감 느낀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김희주 기자]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열린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금감원의 채용비리에 대해 매섭게 질타했다.

'엉망진창'이라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날 첫 질의에 나선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까지 금감원 국정감사에 5번 정도 참여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착잡하다"면서 "어떻게 금감원 구성원 모두가 (최근 받은) 감사원의 지적 이전까지 아무런 일도 없단 듯이 운영돼 왔는지 의문"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어 최근 불거진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언급, "강원랜드 취업 비리내용을 보면 500여명 신규취업자 중 단 1명도 공정한 절차를 밟은 사람이 없었다"며 "적어도 직원 하나가 문제제기를 해서 내부고발이라도 했으면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었겠느냐"고 물었다.

같은 당 전해철 의원도 "채용비리 정도가 매우 심하고 조직과 관련해서도 슬림화하는 차원이 아닌 구조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며 "금감원이 하는 일에 대한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금감원 내부개혁이라는 생각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리의 당사자인 부원장이 인사TF(태스크포스)를 맡을 정도로 혁신역량이 부족하다"며 "선언적 얘기를 할 것이 아니라 원론적으로 잘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재호 민주당 의원은 금감원을 '엉망진창'이라고 표현하며 "위기의 금감원이다. 고위 간부들 몇 명의 잘못으로 금감원이라는 기구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졌다"고 꼬집었다.

야당 의원들도 마찬가지로 금감원의 채용비리를 집중 질의했다.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은 "금융 검찰이라 불려야 할 금감원이 '비리 종합세트' 오명에 처해 있다"며 "금감원,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 퇴직 간부들이 금융권에 재취업해 각종 인사 청탁과 업무 청탁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결국 관피아와 연결되는 것이다. 이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임 한 달째인 최흥식 금감원장은 여야의 집중 포화에 어두운 표정이었다.

최 원장은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직원들이 각종 의혹과 일탈행위를 한 것은 송구스럽다"며 "현재 사태를 아주 엄정하게 생각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조속한 시일 내에 관련 비리자를 엄중히 조치하고 감사원 감사결과를 받아들여 심려를 끼치지 않도록 처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최 원장은 업무보고에서 땅에 떨어진 감독당국의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으며 인사·조직문화를 혁신해 나갈 것을 악속했다.

최 원장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금융감독원의 인사·조직문화를 철저히 혁신해 나가겠다"며 인사·조직문화 혁신과 관련 서류전형부터 최종면접까지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하는 등 채용업무 전반의 공정성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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