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이후 최장 한달째 도발 자제, 전문가 "언제든 침묵 깨질 것"

북한이 노동당 창건 기념일 직후에 무력 도발을 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미 해군의 시어도어 루스벨트 항공모함이 지난 6일 모항인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태평양으로 출발했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최형훈 기자] 중국의 제19차 당대회와 한미 연합 해상훈련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북한 도발 재개 여부에 촉각이 서있다.

북한은 지난달 15일 북태평양 해상으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한 이후 15일 이날까지 한달째 도발을 하지 않고 있다.

30일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총 11차례, 한달에 두번꼴로 도발을 해온 북한이 가장 오랫동안 도발을 자제한 기간이다.

이전까지 북한이 도발 없이 가장 오래 침묵한 기간은 지난 7월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발사와 8월26일 단거리 발사체 발사 사이인 29일이었다.

하지만 북한의 침묵이 언제든 깨질 수 있다는 게 대북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북한이 지난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신규 대북 제재 2375호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에 강력 반발하며 추가 도발을 예고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제19차 당대회와 한미 연합 해상훈련이 있는 금주가 북한 도발 재개의 분수령으로 꼽힌다.

북한은 그간 국가 기념일이나 한국, 미국, 중국 등 주변국의 주요 정치 일정 전후에 주로 도발을 감행해 왔다.

최근 중국이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에 찬성하는 등 대북 제재 수위를 높이고 있어 이에 대한 반발로 중국 당대회를 도발 시점으로 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북한은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개막일인 지난 5월14일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또 중-러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7월4일 '화성-14형'을 시험발사하고 지난달 3일 중국에서 브릭스(BRICS) 정상회의 개막식이 열린 날 6차 핵실험을 했다.

아직 북한의 즉각적인 도발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지만 최근 북한의 여러 지역에서 이동식 발사 차량(TEL)의 움직임이 포착돼 군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5일 북한이 '화성-12형'을 지상 거치대에 옮기지 않고 이동식 발사 차량에서 곧바로 쏜 것처럼 이번에도 언제든 도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 양국 해군이 오는 16~20일 동해와 서해에서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한다는 점도 한반도 주변 긴장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간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기 때문에 맞대응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이번 훈련에는 미국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Ronald Reagan)과 한국 해군의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을 비롯한 한미 수상함과 잠수함 등 함정 40여척이 참가한다.

이런 가운데 만약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이 시작되는 다음달 초까지 도발을 자제한다면 국면전환에 대한 모멘텀이 형성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당대회와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앞둔 지금 도발은 미국 내 대북 군사옵션에 힘을 실어주는 꼴이기 때문에 북한이 눈치를 보는 것"이라며 "만약 11월 초까지 이같은 침묵이 이어지면 북핵 분위기 전환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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