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트럼프 강경발언으로 북미관계 악화 응답 65%..."한미FTA 폐기도 즉흥적 판단" 주장도

[한국정책신문=방형국 편집국장] 미국인의 상당수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 때문에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 그의 SNS 계정을 통해 연일 쏟아져 나오는 즉흥적인 강경발언이 자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는 것이다.

AP통신과 시카고대학 여론조사센터(NORC)가 공동 진행한 한 여론조사 결과 3명 중 2명이 트럼프의 초강경 화법과 발언들로 인해 북한 문제가 악화되고 있다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8일부터 5일 동안 11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북미 간 관계를 악화했다고 답한 응답자가 무려 65%에 이르렀으며, 이 가운데 45%는 '매우 악화됐다'고 답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상황을 나아지게 했다고 답한 응답은 8%에 그쳤다. 김정은 위원장의 미국에 대한 발언이 상황을 악화했다고 답한 응답도 75%에 육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을 '로켓맨'이라 부르고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겠다는 등 강경한 발언을 한 바 있다.

트럼프의 ‘입’은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민의 스트레스를 가증시키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의 즉흥적인 강경발언은 북핵 위기에 직면한 우리에게도 혼란과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북핵위기가 커지는 상황에서 트럼프의 즉흥적인 강경발언이 계속되면서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서 엇박자가 이는 등 외교·안보 라인의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고 있는 것이다.
외교 사령탑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교체설이 불거지며 북핵 해법을 두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뉴스1>

실제로 이달초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북한과 대화 채널을 2~3개 열어두고 있다"면서 북한과 대화를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트럼프는 바로 다음날 SNS 트위터에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북한과의 협상을 시도하면서 시간낭비를 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내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그가 '리틀 로켓맨'과 협상하면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렉스, 기력을 아껴라. 우리는 할 일을 할 거다"라고 적어 자신의 수하에게 국제적인 망신을 주었다.

한반도의 위기상황이 엄중한 때, 미국의 대통령과 외교·안보 분야 최고 결정자 사이에 심각한 의견 불일치와 엇박자가 대통령의 ‘SNS 입’울 통해 여과없이 노출됐으며, 이로인해 우리는 미국의 대북 정책에 심각한 불안감을 갖게 됐다.

우리는 외교·안보 분야 뿐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도 위기감을 갖고 있다. 트럼프의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주장이 바로 그것인데 이 역시 즉흥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폐기가 어려워지자 공격 대상을 한미FTA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뉴스1에 따르면 미국의 온라인매체 데일리비스트는 10일(현지시각) 한 소식통을 인용,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피터 나바로 위원장이 트럼프에게 FTA를 탈퇴하고 싶다면 공격 타깃을 NAFTA 대신 한미FTA로 하는 것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데일리비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정책적 판단이나 국제적 영향에 대한 고려 없이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전했다.이 매체는 그러면서 트럼프의 한미FTA 폐기 주장은 북한 핵문제로 공고한 한미동맹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점에서 나왔다면서 그의 한미FTA 폐기 주장은 결국 충동적인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가 한미FTA 개정 협상과 관련, 자신의 비즈니스 협상 기술을 미국 측 협상 대표에 ‘미치광이 이론’을 전수했다는 사실도 확인된 바 있다.

한국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FTA 폐기'를 불사할 수 있다는 이른바 '미치광이' 이미지를 심어주라는 것이 골자로 북한을 상대로 한 '미치광이 이론'(madman theory)을 굳건한 맹방인 한국과의 협상에도 써먹으려 한 것이다. 

이로 인해 한국과 미국은 한미 FTA는 발효 5년 만에 개정 협상 절차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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