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들 "셀트리온 저평가되고 있다…통합지수 신실은 '감언이설'에 불과"

<뉴스1>

[한국정책신문=김희주 기자] 코스피 이전 상장을 추진 중인 셀트리온 주주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한국거래소가 셀트리온의 '탈(脫) 코스닥'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코스피·코스닥 통합지수 개발에 착수하면서다.

12일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거래소는 최근 코스피200지수를 손보는 대신 코스피와 코스닥 우량주를 합친 새 통합지수를 만들기로 했다.

셀트리온 주주들은 통합지수 신설은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을 막기 위한 '방해 공작'에 불과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주들은 "코스닥 본부는 없애달라는 공매도는 안 없애고 갑자기 웬 지수냐"며 "셀트리온을 코스닥에 남겨놓기 위한 '감언이설(甘言利說)'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셀트리온 주주들은 셀트리온이 국내증시의 대표 지수 격인 코스피200에 편입할 수 없어 저평가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가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것도 코스피200지수에 들어가기 위해서였다.

셀트리온이 코스닥에 남아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인 코스닥시장본부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코스닥본부는 일부 코스닥 종목의 코스피200지수 편입을 대안으로 내세웠지만 거래소 내부 이견으로 논의되지 않고 있다.

앞서 거래소 코스닥본부는 셀트리온의 이전 상장 요구가 거세지자 코스닥시장 밸류에이션 하락을 우려해 인덱스사업부에 지수 개선 방법을 요청했다.

당초 코스닥본부는 1순위로 코스닥 종목의 코스피200지수 편입 방안을 고심했지만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와의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안으로 새로운 지수를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피200지수에 코스닥 대형주가 들어갈 경우 지수 대표성이 훼손되는 등 시장에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일부 코스닥 종목을 코스피200에 편입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일본 JPX 닛케이지수400을 새 지수의 모델로 삼고 있다. 새 지수는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우량주 위주로 최소 300여개 이상 종목을 편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KRX100, KTOP30 등 기존 통합지수에 코스닥 종목 비중이 작은 점을 보완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 사내 유보율 등 재무요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실 있는 코스닥 기업의 비중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통합지수 신설' 카드가 셀트리온을 코스닥에 묶어둘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셀트리온은 오는 29일 오전 10시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 2층 회의실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연다. 임시주총에는 '코스닥시장 조건부 상장 폐지 및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결의의 건'이 안건으로 상정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에 이어 카카오도 코스피 이전 상장으로 날개를 단 상황에서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 요구는 어쩌면 당연하다"면서 "현재 코스피 이전 상장을 요구하는 주주들의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뚜렷한 명분이 없어 셀트리온을 코스닥에 잡아두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굿모닝경제 - 경제인의 나라, 경제인의 아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