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한 달 새 6조2000억원 늘어…한은 "대책 효과 아직 판단하기 일러"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정부 6·19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올해 6월말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731조원으로 전월대비 6조2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김희주 기자]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6·19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은행 가계대출이 지난달 6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17년 6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31조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으로 한 달 새 6조2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과 한은의 금리인하가 시행된 2015~2016년 6월 평균 증가 폭인 7조3000억원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2010~2014년 6월 평균 증가액 3조원 대비 2배 이상이다.

정부가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강화하고 부동산 투기 세력을 막기 위해 6·19 대책을 내놓았지만 아직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6월 대출은 이미 6·19 부동산 대책 이전 계약에 대한 수요라 대책에 따른 가계대출 감소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6·19 부동산 대책 시행일이 7월3일이어서 아직 효과를 판단하기는 이른 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은 4조3000억원으로 올 들어 가장 많이 늘었다. 지난해 11월 6조1000억원 늘어난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주담대가 다시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서울과 수도권 등 아파트 공급 물량이 대거 풀렸기 때문이다. 6월 중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5000호로 2006년 12월(1만6000호) 이후 10년6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주택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전월에 비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뉴스1>

전월 큰 폭으로 늘었던 기타대출은 신용대출 수요 감소로 5월 2조5000억원보다 6월 1조8000억원으로 증가 규모가 줄었다.

부동산 시장 열기가 식지 않으면서 개인사업자 대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6월 개인사업자 대출은 2조5000억원 늘어나며 2015년 10월(2조9000억원) 이후 1년 8개월 만에 증가 폭이 가장 컸다.

한은 관계자는 "부동산 임대 사업 중심으로 대출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은행 기업대출은 6월 중 1조2000억원이 감소해 잔액은 763조9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은행 기업대출 규모는 1월 8조8500억원, 2월 4조600억원, 3월 2300억원, 4월 6조6000억원, 5월 2조400억원으로 증가하다 6월 들어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중소기업 대출은 1조74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은 2조5000억원 증가해 잔액이 272조6000억원으로 늘어났다. 2015년 10월 2조9000억원 이후 20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대기업 대출은 2조9800억원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분기말 기업 부채비율 관리를 위해 차입금을 일시 상환하고 은행의 부실채권 상각으로 대기업 대출은 감소폭이 확대됐지만 개인사업자 대출은 평년보다 높은 증가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굿모닝경제 - 경제인의 나라, 경제인의 아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