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1터미널 철수, 신라면세점 성장…2·3월이 분수령

롯데그룹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오픈한 매장 입구. <해당 사진은 본 기사의 방향과 무관합니다> <롯데면세점 제공>

[한국정책신문=김소희 기자] 롯데면세점이 고고도방어미사일체계(사드, THAAD) 여파로 실적감소가 현실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월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철수위기, 3월 신라면세점의 제주국제공항 운영시작 등 주요 이슈는 롯데면세점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안팎에선 롯데면세점이 왕좌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통대기업 중 롯데는 사드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 특히, 롯데면세점의 실적부진이 눈에 띈다.

한국관광공사가 집계한 2017년 중국인 관광객 수는 2016년 806만7722명보다 52.4% 감소한 383만6879명이다. 중국발 사드 보복조치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가운데, 롯데면세점 매출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2017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조98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한 신라면세점(매출 2조6679억원)과는 대조적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3분기에 영업이익 면에서 신라면세점에 역전 당했다. 롯데면세점의 3분기 영업이익은 350억원인 데 반해, 신라면세점은 484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롯데면세점의 매출감소 추세가 지속된다면 상승세를 탄 신라면세점에 왕좌를 내줄 수도 있을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중산층의 소득수준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럭셔리 브랜드 소비력이 확대될 것이며 그로 인해 신라면세점의 주도권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면세점은 악재가 이어질 전망이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임대료 등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철수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만약 양측이 의무영업기간인 2월28일까지 합의하지 못하면 롯데면세점은 2015년 1조346억원, 2016년 1조1455억원의 매출을 올린 제1터미널에서 발을 완전히 빼야 한다.

설령 매출의 상당 부분이 임대료로 나간다 해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곳에서의 완전 철수는 회사운영 전반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여기에 경쟁자인 신라면세점이 오는 3월 제주국제공항 내 면세점 운영을 시작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면세점은 연 600억원 정도의 매출을 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 1위를 수성한 롯데가 잇단 악재를 감수하고 제1터미널에서 완전히 철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앞으로 1위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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