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본입찰 예정된 가운데 최소 매각가 2조원 이상 제시…주가 하락이 '암초'

KDB산업은행. <뉴스1>

[한국정책신문=김희주 기자] KDB산업은행의 대우건설 매각이 지지부진하면서 '말 바꾸기' 논란이 불가피해졌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취임식 당시 대우건설을 손해 보더라도 매각하겠다고 공언하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으나 최근 매각가 기준을 최소 2조원으로 잡는 등 한발 뒤로 물러난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반건설 등 10여곳의 예비입찰 후보자 명단과 쇼트리스트까지 공개되는 등 비밀유지 협약 파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데다 대우건설이 주가까지 바닥을 치고 있어 앞으로의 매각 작업은 가시밭길이 될 전망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해 11월 예비입찰 의향서를 낸 후보자를 상대로 오는 19일 매각 본 입찰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동걸 회장은 지난 9월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대우건설은 주가 하락 문제가 있지만 내부 방침에 의하면 실사단계에 들어갔고 이를 거쳐서 9월 말에 공고하기로 결정했다"며 손해를 보더라도 팔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헐값 매각 논란이 일자 매각 하한선을 결정하는 등 말을 바꿨다. 인수합병(M&A) 흥행몰이에 실패한 데다 대우건설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산업은행의 예상보다 시장의 평가가 냉정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의 인수 후보자로는 국내 건설사인 호반건설과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S),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 등 세 곳이다. 

이 중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호반건설은 1조2000억원 수준의 입찰가를 제시, 이후 본입찰에서 최대 1조9000억원까지도 쓸 수 있다는 의향을 산업은행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중국건축공정총공사,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 등 다른 외국계 후보도 이와 비슷한 수준인 1조원 초반대의 입찰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최소 매각가를 2조원 이상으로 정하고 있어 매각까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주가 하락이 최대 암초다. 최근 대우건설의 주가가 곤두박질 치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 대우건설은 5870원으로 마감하며 산은이 투입한 주당 가격(1만5000원)의 3분의 1 수준까지 하락했다.

게다가 지난 9일 대우건설이 신반포 15차 재건축 사업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건넨 정황과 관련해 검찰이 압수수색에 들어가면서 몸값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할 경우 최종 매각을 보류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이 회장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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