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실적 부진에 떨어진 자금 유동성…사업부 겹치지만 시너지 미발생 우려도

대우건설 매각에 국내 건설사들의 참여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의 해외사업 부진으로 인한 현금조달문제가 참여를 꺼리게 만들었다고 분석한다.<대우건설CI>

[한국정책신문=홍종표 기자] 대우건설의 매각에 국내외 10여개 업체가 예비 입찰서를 제출했지만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참여가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부진이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 대우건설 인수 참여를 꺼리게 만들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16일 건설업과 투자은행(IB) 등에 따르면 대우건설 매각 예비 입찰에 호반건설, 중국국영건축총공사(CSCC), 미국 부동산 투자개발기업 TRAC 등 국내외 업체들이 예비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회사를 포함해 10여개 기업들이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내 중견 건설사 중엔 호반건설 정도가 참여했다.

대우건설이 시공능력평가액 3위의 기업임에도 국내 건설사들은 대우건설 인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건설사들의 참여가 저조한 이유로 해외 수주 부진으로 인한 현금조달문제를 지적했다.

최근 재정비시장을 바탕으로 주택경기가 잠시나마 호황을 보였지만 해외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들이 수주 부진으로 손해가 누적되면서 2조원 정도로 예상되는 큰 금액을 조달하기 힘들 것이란 설명이다.

박형렬 매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외 수주 부진으로 인한 현금조달문제성에 문제가 생긴상황에서 같은 국내 건설사들이 호황과 불황 싸이클이 겹치는 같은 건설분야보다 아예 다른 사업으로 투자처를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시평액 상위권의 대형 건설사들의 경우 이미 사업 기반이 마련된 상태에서 무리한 투자를 할 경우 오히려 사업 안정성만 잃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리해서 대우건설을 인수하더라도 고용승계 문제나 사업지 선정 문제 등 해외수주가 저점을 찍은게 아니냐는 우려 속에 굳이 악수를 뒀다가 승자의 저주에 빠질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해외건설업 관계자는 "해외 수주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무리해서 인수해도 대형 건설사들은 기존 국내외 사업부들과의 시너지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어 인수를 꺼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기업보다 해외 투자자들의 인수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는 상황이다. 앞썬 쌍용건설처럼 외국 인수로 반등의 여지를 만들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주가가 떨어진 상황이라 해도 인수금액이 워낙 크고 국내 건설사들이 무리한 투자를 회피하는 분위기라 국내 인수보다 해외 인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두바이 투자청의 인수이후 상황이 좋아진 쌍용처럼 대우건설도 적절한 인수자를 찾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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