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낮은 매각 가격에도 예정대로 진행…불확실성 해소로 기업가치 재조명 시각도

대우건설. <뉴스1>

[한국정책신문=김희주 기자] 대우건설 매각이 1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매각 가격, 입찰 참여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우건설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KDB산업은행은 매각주간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와 미래에셋대우를 통해 공개입찰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한다.

산업은행은 오는 13일까지 예비입찰 제안서를 받고 연내 본입찰을 진행해 내년 초에 매각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관심 기업이 거의 없는 상황이지만 건설회사와 사모펀드 등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산업은행은 부영이나 호반, 중흥 등 국내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대우건설 인수 의향을 물었으나 높은 매각가와 침체 우려가 큰 국내 건설경기를 우려해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계 기업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 사우디아라비아 대형 건설회사인 빈라덴 그룹, 말레이시아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나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트렉과 중국 건설회사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들 기업은 자금 사정이 녹록지 않는 데다 최종적으로 본입찰에 참여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매각 가격은 2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산업은행이 현재 보유 중인 대우건설 지분 50.75%(2억1093만1209주)는 약 1조5000억원 규모로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얹으면 2조원대 초반에 거래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한때 6조원을 훌쩍 넘었던 매각 가격이 3분의 1가량 떨어졌다.

대우건설의 3분기 실적이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6월 발생한 카타르 단교 사태로 1조원 규모의 카타르고속도로 공사거 자연되면서 관련 손실이 3분기 영업이익에 반영됐다.

대우건설은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980억원, 영업이익 1138억원을 냈다. 그동안 대우건설 3분기 영업이익이 2181억원으로 추산됐던 점을 감안할 때 대우건설 실적은 매우 부진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이 지난해 말 해외사업의 잠재부실을 한꺼번에 쏟아낸 뒤 세 분기 만에 또 추가비용을 반영했다는 점은 새로운 리스크"라고 분석했다.

정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이 보수적 회계처리로 회계투명성을 높인 점은 긍정적이지만 해외프로젝트의 원가율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다소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산업은행은 매각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이동걸 회장은 인수 금액 대비 손해를 보더라도 대우건설을 매각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장부가 아래로도 매각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현재 시세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현 7000원대 주가를 감안하고 경영권 프리미엄 25%까지 포함한다면 최소 1조8000억원대의 매각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매각가 2조원은 상당히 저평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우건설의 올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추정치는 약 1조원으로 통상 기업 매각 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8배 이상이 매각가로 책정되는 것을 고려하면 저평가됐다는 설명이다.

국내 주택사업과 베트남 신도시 사업에서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주택과 베트남 사업의 이익 증가가 해외공사의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상쇄할 것"이라고 전했다.

매각과정에서 불확실성을 해소해 기업가치를 재조명받을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도 있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과 플랜트 공종 호조로 국내 부문은 성장과 이익이 동시에 늘었다. 베트남 개발사업 관련 수익도 처음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굿모닝경제 - 경제인의 나라, 경제인의 아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