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대 회사 1조원대 인수 요구, 재무구조 보다 매각에만 신경쓴다 지적도

[한국정책신문=나원재 기자] 대우건설 매각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인수적격예비후보들의 실사가 이어지고 있지만, 적정 가격을 두고 이견이 나오고, 본입찰 참여 여부도 확실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을 신속히 매각한다는 방침이면서도 헐값 매각은 피한다는 입장이지만, 인수전에 참여하는 기업의 재무구조나 비전 평가를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우건설 매각을 두고 현재 인수적격예비후보 중 한 곳인 호반건설이 써낸 인수 희망가가 알려지면서 헐값 매각 논란은 고개를 들고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지분 50.75%와 경영권 가치를 더해 약 2조원 안팎으로 정했다. 하지만, 인수 후보 중 매각 당사자인 산은이 원하는 가격을 예비입찰에 써낸 기업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반건설의 경우, 1조4000억원이 채 안 되는 가격을 써냈고, 나머지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도 2조원에 못 미치는 가격을 요구하고 있는 분위기다.

산은은 지난 2010년 대우건설의 주식 37.16%를 주당 1만8000원, 총 2조1785억원에 사들였고, 이후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총 3조2000억원을 투입한 바 있다.

이는 산은이 대우건설 매각을 서두르면서도 인수전에 참여할 기업들이 제시한 예상가격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로 지목된다. 1조원대에 대우건설이 매각되면 혈세 낭비란 지적도 뒤따를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수의향을 밝힌 기업들은 시장서 인수 의지만 밝히고 본입찰에서는 빠질 수 있는 등 변수는 많다”며 “산은이 인수전에 참여한 기업들의 재무구조나 비전보다 매각 가격에만 신경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우건설은 인수예비 후보를 대상으로 다음 주부터 경영진 면접(PT)과 실무진 질의응답 자리를 하루씩 순차적으로 갖고, 2주 후 본입찰을 진행한다.

인수예비 후보는 현재 호반건설,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S), 사모펀드(PEF)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으로 압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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