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 부진 IPTV 성장으로 만회…통신비 경감에 하반기 전망도 '우울'

이동통신 3사의 2017년 2분기 영업실적. <뉴스1>

[한국정책신문=노호섭 기자] 올 2분기 이동통신3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호실적을 거뒀지만 정작 본업인 통신사업이 정체를 빚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오는 9월부터 25% 요금할인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 가계통신비 인하대책이 본격 실행될 경우 하반기 실적하락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27~28일 이틀간 발표된 이통3사의 올 2분기 실적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성장했다.

SK텔레콤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3456억원, 42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3%, 3.9% 증가했다. KT는 전년보다 2.9% 증가한 매출액 5조8425억원, 4.8% 늘어난 영업이익 4473억원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2분기 매출액 3조97억원, 영업이익 2080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5%, 15.5% 증가했다. LG유플러스가 분기 매출액 3조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역대 2번째다.

이처럼 이통3사의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고르게 성장했음에도 이통업계 안팎에서는 본업인 통신 분야 매출이 정체되거나 감소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이통 매출이 3조10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 소폭 증가에 그쳤다. 수익성 지표인 가입자당월평균수익(ARPU)는 2분기 기준 3만5241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1.5% 줄었다.

KT도 2분기 이통 사업 매출이 1조781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2% 감소했다. 이는 단말보험인 '올레폰안심플랜'의 회계처리 기준 변경에 따라 매출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ARPU도 2분기 기준 3만4554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유일하게 LG유플러스만이 이통 매출이 전년보다 3.2% 증가한 1조401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경쟁사 대비 높은 LTE 가입자 유치 덕분인 것으로 평가된다. LG유플러스의 LTE 가입자 비중은 90.1%로 SK텔레콤 73.6%, KT 76.2%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높다.

반면 이통3사가 무난한 성적표를 받은 것은 IPTV 시장의 고른 성장세에 힘입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의 자회사로 IPTV를 운영하는 SK브로드밴드는 올 2분기 매출 73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분기 최대인 316억원을 기록했고, 결국 SK텔레콤은 자회사 덕분에 실적을 개선한 셈이다.

LG유플러스도 2분기 IPTV 매출이 17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4% 급증했다. 전분기보다는 3.6% 늘었다. 

유료방송 1위 사업자인 KT의 IPTV 성장세도 지속됐다. 올 2분기 KT의 IPTV 매출은 457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1.2% 늘었다. 2분기말 기준 IPTV 3사 가입자 합계는 1468만명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올 하반기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 본격화를 앞두고 2분기 이통3사 실적이 준수하게 나오면서 통신비 인하 여력에 대한 업계 안팎에서의 압박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오는 9월부터 정부는 현 20%인 요금할인율이 25%까지 상향한다. 또 취약계층에게 통신비 월 1만1000원을 추가 감면해주고 보편요금제가 신설되는 등의 추가 대책도 연달아 실행에 옮겨질 전망이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3사가 2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지난해보다 성장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통신분야는 사실상 정체 상태"라며 "이같은 상황에 일방적인 통신비 인하대책이 실행되면 실적 악화와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신산업 대응에 늦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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