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그 은밀한 유혹] 정부 보험료 인하 압박·온라인시장 경쟁 심화 가격 경쟁력 하락

<뉴스1>

[한국정책신문=주가영 기자] 보험사들이 저마다 갖가지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마케팅은 브랜드 이미지와 이미지제고는 물론 소비자의 소비 심리를 자극시켜 매출에도 영향을 끼친다. 거기다 보험사 입장에선 재무건전성까지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적절한 마케팅을 구사하며 시장에 녹아들고 있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손해율을 만회하기 위해 비중을 자체적으로 줄이는 디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한다.

디마케팅(demarketing)은 자사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구매를 의도적으로 줄임으로써 적절한 수요를 창출하는 마케팅 기법으로 장기적으로는 수익의 극대화를 노리는 전략이다.

은행의 경우 거래실적이 없는 휴면계좌를 정리하거나 채무 규모가 적정 수준 이상인 고객의 거래나 대출한도를 제한하는 것이 이에 속한다.

자동차보험은 지난 2015년까지만 해도 적자 1조원을 넘어섰다. 손해율 역시 90%에 육박했다.

이후 당국의 규제완화로 지난해 적자는 반이상 줄어들었고 손해율도 70%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정부는 또다시 보험료 인하를 압박하고 있어 손보사들의 시름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형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디마케팅이 현실화 되고 있다. 대형사에 비해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중소형사들은 보험료를 인하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현대해상의 자동차보험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23.7%로 2013년 18.3%에 비해 5%이상 늘었다. 삼성화재 역시 20.1%에서 24.9%로 4.8%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온라인 자동차보험에서의 시장점유율이 확대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반대로 악사손보, 롯데손보, 더케이손보, 흥국화재 등은 시장점유율이 12.3%에서 11.1%로 1.8%포인트 떨어졌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보험료는 정부의 소비자 물가지수에 포함돼 물가 안정 등의 이유로 사실상 통제되고 있다”며 “타채널에 비해 저렴한 온라인보험 비중이 늘면서 자동차보험의 경우 보험료 수입은 줄어들고 있는데 자꾸 내리라고만 하니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험료를 내릴 여력도 없지만 온라인시장 경쟁이 심화될수록 중소형 보험사들은 가격 경쟁력마저 떨어지고 있다”며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선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AIG손보의 경우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로 인해 이미 5년 전에 판매를 중단했다.

일각에선 옛날처럼 자동차보험은 한 곳에서만 팔아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자동차보험은 1963년 한국자동차보험공영사(현 동부화재)에서 독점 판매하다가 1980년대 이후 자동차 수량이 많아지면서 독점권이 풀리고 타 보험사에서도 자동차보험을 판매할 수 있도록 변경됐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손해율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아직 여름철의 장마나 태풍 등 손해율 급증 변수가 남아있다”며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이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연계영업도 무시할 수는 없어 팔고는 있지만 과도한 가격경쟁이나 너무 많이 팔게 되면 또 문제가 될 수 있어 자체적으로 비중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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