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기준 코스닥 벤처펀드에 8368억원 유입…"코스닥 자금 유입 늦어질 수도"

여의도 증권가. <뉴스1>

[한국정책신문=김희주 기자]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도입한 코스닥 벤처펀드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출시 일주일 만에 9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일부 상품에는 단기에 뭉칫돈이 몰리면서 판매중단(소프트클로징)이 됐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47개 자산운용사에서 출시한 80개의 코스닥 벤처펀드에 8368억원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고액자산가 중심의 사모펀드로의 쏠림현상이 강했다. 출시 이후 7개 자산운용사가 출시한 7개 공모펀드에 1661억원, 41개 자산운용사가 출시한 사모펀드 73개에 6706억원이 유입됐다.

공모펀드 중 '삼성코스닥벤처플러스펀드'는 212억원(11일 기준)의 자금이 몰리자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추가로 신규 가입자를 받지 않는 소프트클로징을 결정했다. 

시장은 생각보다 반응이 뜨겁다는 분석이다. 앞서 금융투자업계는 펀드를 통해 연말까지 최대 1조원의 자금이 코스닥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시장 예상보다 자금 유입 속도가 더 빠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출시 초기 미지근할 줄 알았던 코스닥 벤처펀드에 대한 관심이 생각보다 뜨겁다"며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의지를 바탕으로 올해 중소형주 성과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고 높은 투자 위험에 대한 반대급부로 정부가 세제 혜택을 보장한 덕분에 꾸준히 팔리는 대표적 상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벤처기업 펀드가 총 1조원 규모로 형성된다는 가정 하에 3500억원이 벤처기업에 유입될 수 있다"며 "시가총액 상위이면서 실적 컨센서스가 상향조정돼있고 투신권의 기존 매수 물량이 적은 종목들의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코스닥 벤처펀드의 흥행 성공으로 수급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코스닥 지수는 900선 재돌파에 성큼 다가섰다. 지난 13일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10.42포인트(1.18%) 오른 891.87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890선을 넘어선 건 지난달 20일 이후 19거래일 만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코스닥에 대한 코스닥 벤처펀드의 자금 유입이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벤처펀드 투자비중 규정에 숨겨진 특이점들을 봤을 때 주식 외에 메자닌, 비상장, 프리IPO(기업공개), 채권 등에 투자되는 비중이 예상보다 높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로 인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코스닥 벤처펀드의 자금이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코스닥 벤처펀드는 펀드 자산의 50% 이상을 벤처기업이나 벤처기업에서 해제된 후 7년 이내의 코스닥 상장 중소·중견 기업의 주식 등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코스닥 공모주 물량의 3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으며 펀드에 가입한 개인투자자들은 최대 300만원의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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