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기능 원하는 소비자, 비싼 가격으로 제품 구매하는 셈"

<뉴스1>

[한국정책신문=나원재 기자] 미국 정부가 22일(현지시간) 삼성·LG전자 등 수입 세탁기와 태양광패널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삼성·LG전자는 유감을 표하면서 “최종 피해자는 결국 미국 소비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해 세이프가드 관세 부과 권고안을 최종 결정했다”며 “이 같은 결정은 수입품들이 우리 제조업체에 중대한 피해를 입히는 실질적인 원인이라는 미국국제무역위원회(USITC)의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어 “대통령의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언제나 미국인 노동자들과 농부, 목장주, 사업가들을 보호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부연했다.

미국은 삼성·LG전자 등 수입산 가정용 세탁기에 TRQ(저율관세할당) 기준을 120만대로 설정하고, 첫해 120만대 이하 물량에 관세 20%를, 이를 초과하는 물량은 50%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또, 2년차는 120만대 이하에 18%, 120만대 초과 물량엔 45%를 부과하고, 3년차는 120만대 이하 16%, 초과 물량엔 40%의 관세가 적용된다. 다만, 삼성·LG전자의 미국 수출 세탁기 중 한국 생산 제품은 배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미국 정부의 세이프가드 결정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시장에 손실을 입히는 것”이라며 “이번 결정으로 삼성 세탁기의 혁신적인 기능과 디자인을 원하는 미국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부담을 갖게 됐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이어 “회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뉴베리 공장에서 1월12일 세탁기 생산을 시작했고, 미국 소비자들에게 차질 없이 공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LG전자는 “세이프가드의 최종 피해는 미국 유통과 소비자가 입게 되고, 지역경제와 가전산업 관점에서도 부정적인 결과가 예상된다”며 “매우 안타깝지만, 미국 거래선과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지 공급 물량은 차질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이어 “세이프가드 대상서 제외되는 대용량 프리미엄 제품을 확대해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겠다”며 “테네시주에 건설 중인 세탁기 공장은 내년 초에서 올 4분기에 앞당겨 가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삼성·LG전자는 미국서 연간 약 300만대의 세탁기를 판매하고 있지만, 이번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현지생산 물량을 늘려야 할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미국 현지 물량을 늘려야 물량 공급 등 정상적인 판매를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수입물량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발동했기 때문에 이번 조치에 부담을 떠안을 업체들은 현지생산 물량을 늘릴 수밖에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월풀 등 자국 기업을 감싸면서도 해외 기업의 현지 투자를 늘리려고 하는 조치로 풀이되는 만큼 각 기업은 세심한 분석을 통한 대응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 가전업체 월풀은 이번 세이프가드 발동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하다”는 뜻을 밝혔다. 제프 페티그 회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인 근로자들과 소비자를 위한 승리”라고 주장했다.

월풀은 이번 세이프가드로 제품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판단에 오하이오 주 클라이드의 제조 공장에서 정규직 일자리 200개를 새로 만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이와 함께 수입 태양광 제품의 경우, 2.5기가와트(Gw) 이하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초과 제품에는 1년차 30%, 2년차 25%, 3년차 20%, 4년차 15%의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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