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에 유통업계 긴장…인천과 제주 등 유통업계 격전지 승자 결정도 눈길

지난달 9일 중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김소희 기자] 올해 유통업계는 '공사다망'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THAAD)의 여파로 매출 피해가 속출했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시장 침체 위기가 장기화되고 있다. 여기에 각종 규제가 유통업계를 압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드 보복으로 '금한령' 발동

사드 여파는 유통업계에 직격탄을 날렸다. 중국이 사드 보복의 일환으로 '금한령'을 내리면서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비율이 급감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면세점과 로드숍 등이 매출감소를 면치 못했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의 영업이익은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96.8% 감소한 74억원에 불과했다. 특히 롯데면세점은 2분기에만 29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등의 로드샵을 보유한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50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2% 감소했다.

◆롯데마트, 진출 10년 만에 중국서 철수

롯데그룹에서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는 것이 눈엣가시였는지, 중국정부는 올해 3월 롯데마트의 중국 내 112곳 점포 중 87곳에 대한 영업정지 명령을 내렸다.

롯데마트는 2007년 중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으며 진출 후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다가 지난해 12월부터 반등의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중국정부의 영업정지로 다시 적자노선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월평균 1000억원 가량 매출손실을 보고 있다.

이에 롯데마트는 중국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하고, 112개 점포를 매각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앞두고 유통업계 '한숨'

내년부터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올해보다 16.4% 오른다. 이에 유통업계는 대표적인 고정비용인 인건비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상승과 고용시장 침체 등을 야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결국 최저임금 인상 시 채용규모를 축소하거나 아예 채용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하는 유통업체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돌파구로 편의점업계는 무인점포를 도입하고 나섰다. CU는 판교에 1호점을 냈으며, 세븐일레븐은 롯데월드타워에 무인점포를 열었다. GS25는 스마트스토어라는 이름으로 무인점포 운영 준비단계며, 이마트24는 이미 4곳을 운영하고 있다.

◆각종 규제로 유통업계를 옥죄기만 하는 정부

유통업계는 경기침체를 극복하려고 발버둥치고 있는 업계의 노력에도 정부가 각종 규제로 옥죄기만 하고 있다고 울상이다.

정부는 현재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에 한해 강제하고 있는 '한 달에 2번 의무휴업'을 복합쇼핑몰과 아웃렛까지 넓히는 카드를 꺼내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업계는 의무휴업으로 전통시장이 활성화되지 않고 되레 의무휴업대상자들만 죽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1999년에 폐지된 상품권법을 부활시키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프랜차이즈 갑질로 소비자들 '눈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개별 가맹점에 갑질을 한 사례가 연달아 터지면서 소비자들로부터 눈총을 받았다.

특히 미스터피자는 2015년 11월부터 2017년 3월까지 가맹점에 공급하는 과정에서 동생이 운영하는 업체를 중간에 끼워 57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 이로 인해 정우현 회장이 올해 6월 대국민 사과후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이외에도 바르다김선생과 가마로강정 등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갑질에 따른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불법파견에 과태료 폭탄

파리바게뜨가 제빵기사를 불법파견했다는 이유로 과태료 폭탄 위기에 놓였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파리바게뜨에 162억7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향후 2차로 과태료를 추가 부과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파리바게뜨는 제빵기사를 직접고용한 것이 아닌 협력업체 소속으로 고용하고 가맹점에 도급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가맹본부가 제빵기사들에게 직접 업무를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는 파리바게뜨에 직접고용을 통한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요구키로 결정하고 공동대응하기로 한 상황이다.

◆인천터미널과 이별해야 하는 신세계백화점

신세계그룹은 인천시와 인천종합터미널에 대한 20년 장기임대 계약을 맺고 1997년부터 신세계백화점을 운영해 왔다. 그러다 2012년 9월 인천시가 해당 부지 등을 롯데에 팔면서 신세계와 롯데의 법정다툼이 발발됐다.

약 5년 동안 이어져온 이 싸움은 결국 롯데의 승리로 돌아갔고, 신세계는 롯데와의 협의 끝에 오는 2018년 12월31일까지만 해당 점포를 운영하게 됐다.

롯데는 신세계백화점의 영업이 종료되는 다음날인 2019년 1월1일 롯데백화점으로 탈바꿈하는 동시에 주변을 롯데타운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제주공항면세점 사업권은 호텔신라 손으로

면세점 업계 2위인 호텔신라가 업계 1위인 호텔롯데와 경합을 벌인 끝에 제주공항면세점 사업권을 따냈다.

제주공항면세점은 지난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호텔롯데가 운영해 왔고, 이후 2014년부터 2018년까진 한화갤러리아가 운영하고 있다.

2019년부터 호텔신라가 제주공항면세점을 운영하게 된다면 향후 호텔신라와 호텔롯데는 업계 1위 자리를 두고 더욱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마트와 편의점 등 자체상품으로 소비자들 사로잡아

2017년은 대형마트와 주요 편의점 브랜드들이 자체브랜드 성장에 집중한 한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체브랜드의 자체상품(PB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제품 대비 저렴한 가격이면서도 맛이나 질이 좋은, 한 마디로 ‘가성비’가 우수한 점이다.

이마트는 '노브랜드'를 브랜드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체 매장을 개점하는 등 자체브랜드 확장에 집중했다. 롯데마트는 '온리프라이스'라는 브랜드를 선보인 결과, 론칭 약 10개월 만에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었다.

◆계란에 생리대까지 안전불감증 초래

산란계 농장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계란이 발견되면서 농축산물업계는 물론 유통업계까지 긴장했다. 마트와 백화점 등에 이미 납품된 계란을 폐기하고 판매 자체를 중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살충제 계란 파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발암물질 생리대가 도마위에 올랐다. 깨끗한나라 릴리안을 사용한 소비자들이 부작용을 겪었다고 호소하면서 논란이 시작된 것이다.

실제로 마트와 편의점, 슈퍼 등에서 판매되는 계란과 생리대 소비가 급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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