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제품 공급 넘어 거점 활용, 정부도 경쟁력 강화 위해 법인 설립 지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방법으로 현지 기업과의 합작회사를 설립하거나 독자적으로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현지화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정책신문DB>

[한국정책신문=김소희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현지법인'을 성장전략 키워드로 꼽는 가운데, 기업 간 합작법인과 독자법인을 이용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지법인은 해외진출 거점으로써 활용 가치가 높다는 판단에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도 국산신약의 해외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법인 설립을 돕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해외 시장 진출방법으로 현지법인 설립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 1996년 현지법인인 '북경한미약품'을 설립하고, 소아정장제 '마미아이' 등의 제품을 직접 생산·영업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회사는 자체적으로 바이오의약품와 케미칼의약품 50여개 품목을 연구개발(R&D) 하면서 올해 3분기 매출 540억원, 영업이익 90억원의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웅제약도 지난 2012년 인도네시아 현지 바이오기업인 인피온과 '대웅인피온'을 설립했다. 회사는 현지 최초의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건립하고, 올해 1월부터 빈혈치료 바이오의약품 '에포디온'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인도네시아 식약청으로부터 바이오의약품 분야 최우수제약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휴온스도 2012년 중국 노스랜드와의 합작법인인 '휴온랜드'를 세우고 선진국 수준의 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GMP)에 부합하는 7개의 점안제(안약) 생산라인을 확보했다. 중국시장에 안착하는 것은 물론, 2019년 5억위안(약 820억원)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외에도 유한양행은 지난해 3월 미국서 '이뮨온시아'를, 보령제약은 올해 4월 홍콩서 '보령홍콩'의 현지법인을 만들고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녹십자의 경우, 최근 캐나다 퀘백주 몬트리올에 혈액제제 공장을 완공했다. 녹십자의 캐나다 현지법인인 'GCBT'는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혈액제제를 내세워 캐나다를 비롯해 북미 의약품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지사람만큼 현지시장의 흐름에 대해 잘 아는 사람도 없기 때문에 진출하려는 국가의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제는 단순히 제품 공급과 판매에 대한 협력에만 그치지 않고, 해당 국가의 기업과 현지법인을 함께 설립해 직접 현지시장과 그 주변 시장을 공략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정부도 제약·바이오업계의 이러한 움직임에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신흥국에 진출하려는 국내 제약기업 지원의 일환으로, 올해 베트남과 태국, 에티오피아 등 3개국의 현지법인 설립비용 일부(2억원)를 지원했다.

선정된 국내 제약기업은 △대웅제약(베트남 내 의약품 수입·유통·판매 사업 확대) △한국유나이티드제약(태국 수입유통법인 설립을 통한 수출 확대) △한국파마(에티오피아 내 한국파마 현지 의약품 수입유통법인 설립) 등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현지 수입·유통법인 설립 지원 등 기업의 요구에 부합할 수 있도록 지원사업을 지속 추진하겠다"며 "이를 통해 국산신약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시장진출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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