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잭슨홀 미팅, 정책 이슈는 소문난 잔치…코스피 변동성 확대 경계해야"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뉴스1>

[한국정책신문=김희주 기자]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지난 24~26일(현지시간) 열린 세계 중앙은행장 연차총회, 일명 잭슨홀 미팅이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다.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장은 통화 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었다.

이에 한국은행은 글로벌 긴축 기조에 따른 금리 인상 압박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28일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잭슨홀 미팅을 '소문난 잔치'라고 평가하며 당분간 현재 정책기조를 유지하되 앞으로도 국내 증시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금융규제 당위성을 강조한 반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던 통화정책 완화(테이퍼링)에 대해서는 "완전고용과 물가안정에서 상당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짧게 언급하며 말을 아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보호무역주의로의 전환은 세계 경제의 잠재 성장과 생산성의 계속된 제고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것"이라면서도 ECB의 양적완화 축소 시점에 대해선 함구했다.

당초 예상됐던 미 연준의 9월 자산매입 축소에 대한 추가 방침, 12월 금리 인상에 대한 힌트, ECB의 긴축 암시 등에 대해서 주요국 중앙은행 수장들이 '침묵'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주요국 통화긴축 속도조절론이 거론되고 있다. 또 앞서 연준은 올해 3차례 금리 인상을 시사해 12월 인상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졌지만 잭슨홀 미팅 이후 시장은 연준의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춰잡기 시작했다.

미국과의 금리 역전으로 자본 유출을 우려하던 한은은 일단 한숨 돌리게 됐다.

현재 연 1.0∼1.25%인 미국 기준금리가 연 1.25∼1.50%로 높아지면 한국의 연 1.25%를 넘어서는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 외국인의 자본 유출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외국인 국내 투자자금 흐름을 보면 미국과 기준금리의 윗부분이 같아진 6월 이후 북한발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7월 말~8월 초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순매도에 나섰고 코스피는 하향세로 전환된 바 있다.

증권사들은 잭슨홀 미팅이 '소문난 잔치'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세계 경제 확장세와 선진국 중앙은행 통화정책이 증시를 좌우할 것이라며 코스피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옐런 연준 의장과 드라기 ECB 총재가 통화정책 방향성 ·속도에 대해 함구하며 정책 이슈는 소문난 잔치에 그쳤다"며 "반면 글로벌 경기회복이 유효함을 재차 확인하면서 경기에 대한 신뢰는 얻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달러 약세로 인해 위험자산 선호심리, 미국 이외의 자산 매력이 좀 더 높아질 여지가 있기 때문에 단기 코스피의 추가 상승시도는 가능해 보인다"며 "통화정책 이벤트가 예정된 9월 중순까지 코스피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감은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소문난 잔치에 먹을게 없다는 속담처럼 잭슨홀 미팅에서는 통화정책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지만 이후에도 세계경제와 통화정책이 여전히 중요하다"며 "하반기 경제성장세 개선과 관련해서는 주요 권역별 경기 흐름과 트럼프 정부의 세제개편 등 경기부양책의 실현 여부가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은 온건한 통화정책 정상화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며 "실물경제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긴축적이라면 글로벌 주식시장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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