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의 고객확보에만 열을 올릴 게 아니라 소비자를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고심해야

[한국정책신문=주가영 기자] 자동차보험료 인하경쟁에 대형보험사들까지 뛰어들면서 또 다시 할인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만년적자를 겨우 벗어나더니 고객확보를 위해 손보사들이 보험료 인하를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동부화재는 오는 8월16일 책임개시 계약부터 자가용 차량에 대해 자동차보험료를 1.0% 인하하기로 했다. 개인용은 0.8%, 업무용은 1.3% 내려간다. 현대해상과 KB손보 역시 자동차보험료를 두고 인하율과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더케이손보는 2.1%, 메리츠화재와 한화손보는 자동차 보험료를 각각 0.7%와 1.6% 내린 바 있고, 삼성화재는 이미 지난해 말 자동차보험료를 2.7% 인하했다.

앞서 손보사들은 마일리지 확대, 자녀할인, 운전습관 등 갖가지 할인특약을 출시해 고객들을 유인했다.

지난 1분기까지만 해도 손보사들은 손해율 80%를 넘기며 자동차보험에서 만년 적자에 허덕였다. 손해율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장마나 휴가철 등 손해율이 상승할 여지가 남아있다. 그럼에도 손보사들은 “어렵다, 힘들다”하면서 할인경쟁을 계속하고 있다.

손보사 관계자는 “손해율은 그대로인데 할인특약, 보험료 인하 등으로 수입은 줄어들고 있다”며 “마일리지특약의 경우 보험료를 올리면서 할인율을 확대한다면 리스크 헤지가 가능하지만 지금처럼 할인율이나 거리구간만 확대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털어놨다.

당장은 높은 할인율이나 저렴한 보험료를 내세우면 고객확보 하기에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입보험료는 줄어들어 분모가 작아지니 전체 손해율은 자연스레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마일리지특약은 사고가 안 나는 게 아니라 운전을 적게 하는 고객이 사고가 날 확률이 적다고 보고 할인을 해주는 것인데 자칫 사고가 더 많이 나면 오히려 손해가 커질 수가 있다.

보험사로선 고객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계속된 할인경쟁은 결국 출혈경쟁이 될 수밖에 없다. 계속된 적자로 한때 손보사들은 할인특약을 없애거나 서비스를 대폭 축소하기도 했다. 보험료는 내려갔지만 소비자들이 누려야 할 서비스는 대폭 축소된 것이다.

가격경쟁력으로 시장점유율을 지킬 수 있을지 모르지만 손해율이 악화되면 되레 보험료 폭탄이나 경영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손보사들은 눈앞의 고객확보에만 열을 올릴 게 아니라 진정 소비자를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고심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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