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9대책ㆍ초과이익환수제 일몰에도 "아직은 피부로 느껴지지 않아요"

5일 오후 문닫은 압구정동 부동산 공인중개소들. <사진 = 홍정표 기자>

[한국정책신문=홍종표 기자]"집이 여러 채 있는 사람들 아니면 사실 별 상관없는 대책이라 일선 현장에선 크게 실감되는 게 없네요."(잠실동 A공인중개사)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취임과 함께 집값 과열현상을 잠재우기 위해 내놓은 6·19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지 나흘째인 7일. 강남일대 부동산가는 여느 때와 다름 없는 표정이다.  

대책 시행 이후에 일부 단지의 경우 오히려 최고가를 갈아치우는 등 문재인 정부의 기대에 역주행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강남일대에서 만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은 "6·19 대책보다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도가 더 영향을 미칠것 같지만 실질적으로는 오십보백보"라고 하나같이 말했다.

이성원 잠실부동산 대표는 "대책 발표 이후 잠시 급매로 나온 매물이 한 두채 있었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가격 변동이 없다"며 "오히려 대책 이후 상황을 지켜보자는 신중론과 제2롯데월드와 연계한 준주거지구로의 용도변경 예정소식이 겹치며 가격이 올라가는 추세"라고 밝혔다.

대책 발표 후 급매물로 나온 아파트는 전용면적 112㎡(34평)으로 직전 15억원 초반대에 거래되다가 14억7000만원에 매매거래됐다.  하지만 다른 매물들은 다시 15억원 대로 재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는 "현재 용도변경이 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하는데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환수제가 적용되는 방식에 대해 범위가 너무 넓고, 제도 유예 연장에 대한 발의도 있었던 만큼 아직은 피부로 직접적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대책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상황은 옆 단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송파구 대표 아파트 단지인 잠실 리센츠와 엘스가 최근 나란히 최고 매매가를 경신한 것이다. 

리센츠의 경우 전용면적 84㎡(25평) 주택형이 14억원에 매매거래됐다. 기존 최고가는 13억3700만원으로 84㎡형으로는 처음으로 14억원대에 진입한 것이다. 

인근의 엘스 84㎡ 주택형도 최근 로열동 중간층이 13억9500만원에 최고가 거래돼 14억원 시대 진입을 목전에 뒀다. 신고된 종전 최고가는 13억5000만원(5월 거래)이다. 역시 4월 시세 대비로는 2억원가량 올랐다.

인근의 부동산 관계자는 "리센츠가 처음 14억원대에 진입했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는 일"이라며 "특히 6·19대책 이후에도 거침없는 상승세에 관계자들도 꽤나 놀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열기가 식어있던 압구정지구도 전반적으로 비슷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압구정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전용면적 185㎡(54평)이 시세보다 1억 낮게 급매된 적이 있지만 최근 집값이 다시 회복됐다. 

압구정 도시부동산 관계자는 "6·19 부동산 대책과 환수제도의 영향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며 하면서도 "대다수 주민들은 환수제와 관계없이 최대한 이득을 얻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압구정의 경우 6·19대책 발표 이후 군데군데 가격이 내려간 집이 있었지만 대부분 이전의 가격을 회복한 상태다"라며 "환수제가 시행될지 불확실한 만큼 아직 환수제로 인한 손해를 생각하기 보단 재건축으로 얻을 이익의 극대화를 선호한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익환수제에 대한 강한 불만도 제기했다.

압구정동 신사부동산 관계자는 "초과 이익환수제는 잘못된 법안이다"라며 "기존 양도소득세와 겹치는 이중과세이며 이로 인한 피해를 국가가 보상해주지도 않을것인데 무리하게 추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 비판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으로 조합원 1인당 평균 이익이 300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금액에 최대 50%를 세금으로 내는 제도다. 2006년 처음 도입돼 2012년까지 시행됐다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유예됐으며 2018년 재시행을 목표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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