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실적, 도입제품이 자체제품 압도…100위권 내 단 3개 제품만 이름 올려

유한양행이 제약업계 매출 1위에 오른 이유가 자체 개발·생산 제품이 아닌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도입한 제품 때문이라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한국정책신문DB>

[한국정책신문 = 김소희 기자] 유한양행이 제약업계 처음으로 3분기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지만, 의약품 처방 순위에선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도입한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의약품 유통회사'라는 꼬리표가 따라붙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14년 업계 처음으로 연매출 1조원 달성 이후 매년 기록을 갱신하고 있지만, 원외처방액 실적에선 자사 제품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 2014년 국내 제약사 최초로 '1조 클럽'에 가입한 데 이어 올해는 3분기 만에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제약사(史)의 한 획을 그었지만, 일각에선 회사의 매출 구조를 두고 의약품 유통회사로서의 인상이 강하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31일 2017년 1~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 등 영업(잠정)실적은 매출 1조785억9600만원, 영업이익은 664억7000만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회사의 누적 처방실적 매출 대부분은 도입품목에서 나왔다는 분석이다.

실제 회사는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국내 영업·마케팅 판권을 확보한 제품들의 처방액 순위는 상위권인 데 반해, 자체 개발·생산하는 제품들의 처방액 순위는 단 3개 제품을 제외하곤 모두 100위권 밖이다.

회사가 도입·판매하고 있는 제품의 처방액은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1254억4100만원, 1위) △고혈압치료제 '트윈스타'(623억2300만원, 3위) △C형간염치료제 '소발디'(496억7800만원, 9위) △당뇨치료제 '트라젠타'(421억6600만원, 17위)와 '트라젠타듀오'(402억5700만원, 18위) 등으로 집계됐다.

또, 회사가 직접 개발한 3개 제품(복제약, 개량신약 등) 처방액은 △고지혈증치료제 '아토르바'(296억9600만원, 27위) △고지혈증복합제 '로수바미브'(151억2400만원, 81위) △객담제 '코푸'(150억6300만원, 82위) 등으로 조사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한양행의 막강한 영업력 때문에 매출이 잘 나오고 영업이익 또한 적은 편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도입제품의 실적을 압도할 자체 제품이 없다"며 "회사는 최근 들어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바이오기업을 인수하는 등 체질개선에 나섰지만 아직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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