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인하에 리베이트 규제로 부담 증가…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분야 '노크'

제약업계가 매출확대와 외형성장 등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발굴·진출하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

[한국정책신문 = 김소희 기자] 제약업계가 새로운 캐시카우(cash cow, 수익창출원)를 찾기 위해 신사업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약가인하, 리베이트 규제 등 각종 정책·제도에 발이 묶이며 성장세가 꺾이자 사업다각화를 통해 활로를 찾고, 매출증대를 꾀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제약사들은 전문의약품(의사가 처방하는 의약품)과 일반의약품(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의약품)만으로 수익을 내는 데 한계를 느끼고 있다. 때문에 화장품,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등 사업 분야를 넓히고 있다.

국내 제약사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1조5000억원까지 내다보고 있는 유한양행은 올해 5월1일 화장품 등 뷰티·헬스 전문 자회사인 '유한필리아'를 설립했다. 유한양행이 유한필리아에 투자한 금액만 70억원이다.

유한양행은 유한필리아 설립에 앞서 미래전략실 내 뷰티 신사업팀을 꾸리고, 뷰티·헬스 분야로의 영역 확장을 도모해 왔다.

유한필리아는 올해 3-4분기 첫 번째 제품을 선보이며, 코스메슈티컬(과학적으로 검증된 치료제 성분을 넣어 만든 화장품)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올해로 120주년을 맞은 최장수 제약기업인 동화약품도 화장품 사업 분야에 발을 내딛었다. 동화약품은 지난 7월 강스템바이오텍과 더마톨로지(피부과학) 화장품 사업을 위한 합작투자회사 '디앤케이코퍼레이션'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동화약품은 디앤케이코퍼레이션을 통해 향후 줄기세포 배양액을 함유한 기능성 화장품 및 아토피 관련 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디앤케이코퍼레이션은 올해 9월 줄기세포 배양액 함유 고보습 크림을 출시한다. 또한 올해 안에 아토피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기능성 화장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동국제약은 의료기기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동국제약은 올해 5월 분사된 자회사 '동국생명과학'을 통해 진단의료기기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이동이 가능한 모바일 CT '파이온'과 가정용 마사지기기 ‘스포테라’ 등으로 시장 확대 및 그에 따른 매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

제일약품의 경우, 최근 암세포를 굶겨죽이는 방식의 ‘간암치료기기’ 개발에 착수했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필러 및 복강경수술재료 외에 간암치료기기까지 분야를 넓힌 것이다.

건강기능식품 분야는 제약사가 꾸준히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창구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로 비만치료제·필러 등 제조사로 알려진 휴온스와 '아로나민' 등 일반의약품으로 유명한 일동제약이 최근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휴온스는 창사 이래 최초로 이너뷰티 제품인 '허니부쉬'를 지난 7월말 론칭했다. 또 그보다 앞선 7월초에는 허니부쉬의 피부 보습 개선용 조성물 특허도 등록했다.

먹는 화장품 또는 미용식품으로 불리는 이너뷰티 시장의 규모는 국내가 약 4000억원로 추정되고 있다. 휴온스는 허니부쉬를 시작으로 건강기능식품 분야에서 입지를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동제약은 올해 6월 종합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마이니'를 론칭하고 9종의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하며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를 위해 일동제약은 지난해 건강기능식품CM팀을 신설한 후 전문인력 확보, 제품개발, 시장계획 수립 등 약 1년 동안 준비해 왔다. 일동제약은 올해 안에 30여종의 건강기능식품을 추가 개발해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약가인하와 규제가 강화되는 분위기에서는 의약품 사업만으로는 더 이상의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러한 이유로 제약사들은 사업다각화를 통해 다양한 분야로 눈을 돌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전혀 새로운 분야보다는 기존 사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범주 내에서 제약사들이 사업영역을 지속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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