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경제=강대성 굿피플 인터내셔널 상임이사] 최근 ESG에 대한 이야기를 매우 자주 접하게 된다. ESG는 과거 지구온난화 문제가 부각되었을 때부터 등장했던 개념이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갑자기 등장 한 개념은 아니지만 코로나19로 실제 위기감을 느끼면서 급부상한 느낌이다.

강대성 굿피플 인터내셔널 상임이사
강대성 굿피플 인터내셔널 상임이사

세상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를 알려면 당시의 베스트셀러를 살펴보면 된다. 

필자가 SK그룹에 입사한 1982년에는 기업의 존재 목적은 수익극대화로 요약되었다. 당시 하버드대 마이클 포터 교수는 경쟁전략을 설파하고 다녔으며, ‘In Search Of Excellence’가 추천도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고(故) 최종현 회장도 기업의 존재의 목적은 수익극대화라고 강조한 시절이다. 

2000년대 들어오면서 기업들이 사회공헌을 강조하게 되면서 CSR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 됐다. 당시엔 ‘CSR MANAGEMENT 21C’라는 도서가 필독서였다. 이때 SK그룹에는 최태원 회장이 등장했고, “기업의 존재의 목적은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의 행복 극대화”라고 강조하게 된다.

2010년대부터는 CSR을 넘어서 CSV를 강조하게 되고 마이클 포터 교수도 공유가치 창출 전도사로 변모한다. 그때 자주 보던 도서는 ‘Good To Great’이다.

요즘 많은 기업이나 언론들이 ESG를 외치고 있다. 

ESG 역사를 보면 2003년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에서 처음 사용한 이후 2018년 3월 보아오포럼 조찬 세션에서 자본시장(Capital Market)의 변화와 관련 “자본시장은 환경, 사회, 거버넌스 우수기업에 대하여 프리미엄을 부여한다”고 언급한 바 있으며, 2019년 8월 Business Round Table 2019에서는 ‘기업의 목적은 주주이익 극대화가 아닌 모든 이해관계자의 가치창출에 있다’라고 재정의 한 바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추어 많은 기업들이 ESG경영을 외치고 있고 행동강령도 만든다. 하지만 ESG를 캠페인 형태로 만든다고 성공할 수는 없다. 

학계에서는 벌써부터 ESG경영에 대한 선언과 실천의 괴리 현상을 'Washing(세탁, 의도적 왜곡)'으로 표현하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기업이나 제품의 친환경성을 과장해 전달하는 ‘Green Washing’, 인권 리스크가 상당함에도 대외적으로는 인권경영 선언하는 ‘Blue Washing’, 기업의 환경적 성과를 고의로 노출하지 않음으로써 시장의 관심과 논란으로부터 벗어나려는 ‘Brown Washing’ 등이 대표적이다.

ESG경영을 제대로 하려면 기업의 비즈니스 목적, 절차, 문화 등 이 모든 것들을 바꿔야 하는 일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매우 아픈 고통을 수반 할 수도 있다. 특히 리더의 진정성 있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사회적 경제 영역에서는 과거부터 사회적 가치를 이야기하면서 사실상 ESG에 대한 토론이 화두가 되고 있었다. 사회적 경제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ESG에 대한 세부내용을 들여다보면서 이미 우리들이 실행하던 것이 바로 ESG경영이라고 느꼈을 것이다.

사회적 기업의 ESG경영 우수사례는 많다. ‘브라더스키퍼’는 보호 종료 청년들을 고용하여 벽면녹화, 실내외 정원조성 등 녹색 조경 사업을 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18세가 되면 그룹 홈을 나와야 해 생활기반이 없는 청년들에게 경제적 자립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의 손으로 삭막한 도심을 자연으로 가꾸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 

보호 종결 아동에게는 일자리와 정서안정을, 도시에는 녹색 자연을 선물하는 것이다. 이처럼 창의적인 방식으로 소외계층을 돕거나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것이 ESG경영 아닐까?

사회적 기업 모어댄은 폐기물 업사이클링 과정에서 모든 공정을 친환경프로세스로 구축하고 있다. 또한 빗물을 받아 폐 자동차 시트를 세척하고, 세척한 물을 여과해 세척수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물 재생시스템을 완성했다. 

6월에 오픈예정인 컨티뉴 업사이클링 스토어도 90%이상 자재를 폐교나 폐타이어에서 가져와서 재사용한다고 한다. 모든 과정에 ESG가 녹아있다는 느낌이다.

영리기업의 사례에서도 소비자의 태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CU가 무라벨 생수 미네랄워터(500㎖)를 출시한 이후 약 한 달(3월 1일~3월 28일)간 생수 매출을 분석한 결과, 해당 제품의 매출은 전년 대비 80.4% 증가했다.

사회적 경제 조직이 진정성을 가지고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일이 바로 실질적인 ESG경영의 실행이다. 

항상 사회적 경제에 입문했을 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코로나19로 인해 발생되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가는 모든 현장 조직들에게 힘찬 응원을 보낸다.

■ 강대성 굿피플 인터내셔널 상임이사는 SK그룹 SK행복나래 대표를 역임하고 사회적 협동조합 SE바람 이사를 맡고 있다. 현재 동국대학교 겸임교수와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 육성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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