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억원대 횡령과 리베이트 제공 혐의…약가인하 시 실적 하락은 불가피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이 회장 승진 첫 해부터 경영능력 시험대에 올랐다. <한국정책신문DB>

[한국정책신문=김소희 기자]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오너리스크 가시화 여부에 관련업계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700억원대의 회사자금 횡령과 의약품 리베이트 제공 혐의를 받고 있는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이 7일 피의자 신분으로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이 강 회장을 소환조사한 지 약 1개월 만에 이뤄진 구속영장청구에 대한 심사다.

결과에 따라 그룹경영 전반에 상당한 파장이 미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초 회장에 올라 본격적인 경영능력 검증 무대에 선 강정석호가 출발 첫 해부터 좌초될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해석마저 나온다.

이날 관련업계에 따르면 강 회장에 대한 피의자 심문 결과는 그룹의 지속가능경영과 직결될 가능성은 크다. 그룹의 오너십 부재는 주요 사업에 대한 빠른 의사결정을 어렵게 하고, 대내외 이미지 제고마저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그룹 내 주력 계열사로, 21개 계열사 중 상장사인 동아에스티와 에스티팜의 오너십 부재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의약품 제조·판매 계열사인 동아에스티는 현재 리베이트로, 142개 품목이 약가인하란 위기에 놓였다. 보건당국은 리베이트에 연루된 의약품의 약가를 최고 20% 인하하는 ‘리베이트 약가연동제’를 시행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앞서 지난달 25일 동아에스티에 평균 3.6% 인하하겠다고 통보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2014년 매출 5681억원에서 이듬해 5679억원, 2016년 5628억원으로 실적이 꾸준히 감소되고 있다. 약가인하 시 실적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러한 이유로 동아에스티는 지난달 법원에 행정처분 가처분을 신청해 오는 25일까지 한시적으로 유보했다. 다만 좋은 결과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요양기관별 리베이트 품목과 품목별 리베이트 규모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인하율 산출근거가 제시되지 않아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판매권이 없거나 생산되지 않는 품목이 포함되는 등 사실관계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복지부의 약가인하 처분을 받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며 "보건복지부가 회사의 총 149개 품목 중 142개 품목의 약가를 인하하겠다는 처분을 내린 만큼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제제이기 때문에 공정한 처분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리베이트 연루 의약품의 약가인하는 물론, 오너리스크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한국정책신문DB>

최근 임근조 대표와 함께 김경진 대표를 내세워 각자대표 체제로 변화를 꾀한 에스티팜도 강 회장의 이번 피의자 심문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의약품 제조하고 판매하는 회사는 신속한 의사결정과 경영 효율성을 제고해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각자대표를 내세웠지만, 강 회장의 구속여부에 따라 주요 의사결정은 속도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전문 경영인이 있다고 해도 주요 사안에 대한 최종 결정에는 오너의 영향력이 크게 미친다. 강 회장의 구속 여부에 따라 각사는 주요 사안에 대해 만족할 만한 대응을 하지 못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룹은 강 회장 취임 첫 해부터 흔들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강 회장은 2세경영인 강신호 회장의 4남으로, 1989년 동아제약에 입사해 경영관리팀장, 영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강 회장은 이후 2013년 동아제약의 지주사 체제 전환을 기점으로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장으로 부임하며, 올해 초 회장에 올라 그룹경영 전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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