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경제 허브로 꼽히는 '싱가포르'…"가능성 크지만 수익성 장담 못 해"

싱가포르 중심가. <pixabay>

[한국정책신문=김희주 기자] 대신증권이 싱가포르 현지 법인을 설립한다. 홍콩에 이은 두 번째 해외법인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의 영업을 확대·강화한다는 계획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올 3분기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해 IT 기술 수출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태국, 인도네시아에서 호평을 받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딩시스템(MTS)을 싱가포르 법인을 통해 IT 기술 판매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미래에셋대우를 포함해 국내 증권사가 싱가포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대신증권이 여섯 번째다.

다만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싱가포르 법인 설립은 연초부터 계획했다. 지분은 100% 대신증권에서 보유할 예정이다"면서도 "아직 자본금 규모나 법인 설립 시점 등에 대해서는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증권사들이 사업 확장을 위해 신흥국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대신증권도 싱가포르 법인 설립을 통해 실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해외 진출 흐름에 발을 같이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는 홍콩과 함께 아시아 경제 허브 중 하나로 꼽힌다.

동남아 시장의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싱가포르는 기업 친화적인 데다가 아세안 국가 중 유일하게 정치적으로 안정돼 있다는 장점이 있다. 투명한 기업 풍토를 가졌고 제1 언어로 영어를 사용한다는 점도 한몫한다.

낮은 세금도 싱가포르의 강점이다. 싱가포르의 법인세 비율은 17%에 불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2.8%보다 훨씬 낮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사업 확장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지만 그만큼 수익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어 증권사의 해외 진출에 우려의 시각이 크다.

실제로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점포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증권회사 15곳이 12개국에 진출해 운영하고 있는 해외점포수는 68개(현지법인 51개, 해외사무소 17개)다. 이는 2014년 말 80개, 2015년 말 75개로 3년 연속 감소세다.

영업 손실도 컸다. 지난해 증권사 해외점포의 당기순이익은 -54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328억원 줄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은 금융 시장이 한국보다 덜 발전돼 있는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큰 것이 사실이다"면서도 "증권사들의 '먹잇감'이 많기는 하지만 막대한 자본을 들인 만큼의 수익이 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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