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하원의장, 공화당 의원들 대상 '입조심' 주문…한 여론조서 결과 48% '탄핵 지지'

<포커스뉴스>

[한국정책신문=최형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설’이 여당인 공화당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내통설 수사개입 사건으로 인한 대통령 탄핵설이 심심치 않게 떠도는 가운데 미국 의회에서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일부 민주당원들만 쓰던 단어인 '탄핵'이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18일(한국시간) 미국 ABC에 따르면 공화당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공화당 입단속에 나섰다. 공화당의 비공개회의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라이언 의장은 어떤 결론을 내리기 전에는 "팩트가 필요하다"며 의원들에게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여전히 신뢰한다. 대통령을 해하려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감싸기도 했다.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것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미 의회전문지 더 힐은 18일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의원들의 발언을 전했다.

공화당 저스틴 아매쉬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에게 압력을 넣은 것이 사실이라면 탄핵받을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보다) 코미 전 국장의 말을 더 신뢰한다"며 백악관의 해명을 믿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공화당 윌터 존스 하원의원 역시 더 힐과의 인터뷰에서 코미의 메모가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할 만한 혐의가 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애덤 킨징어 상원의원도 CNN의 '뉴 데이' 에 출연, "러시아 내통설을 다루는 특별위원회나 특검에 대해 이야기할 때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게 최고의 방법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는 국민들에게 정의로운 길을 가고 있다는 확신을 줄 것"이라 말했다.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내통설에 연일 가시 돋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CBS에 따르면 매케인 의원은 국제공화연구소 만찬에서 "러시아 내통설은 워터게이트 급으로 커졌다"고 발언했다. 그는 ABC방송에도 "이번 사건은 '이란-콘트라 사건'보다도 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워터게이트 사건과 이란-콘트라 사건은 모두 미국의 대통령이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고도 이를 부인했던 사건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닉슨 정부가 민주당 전국위원회 사무실에 불법 도청기를 설치했던 사건이다. 당시 닉슨 대통령은 사건 은폐를 위해 CIA에 FBI의 수사를 방해할 것을 지시했으며 사건을 조사하던 특검을 해임했다. 의회는 탄핵을 추진했고 닉슨 대통령은 탄핵 결의가 나오기 전 사퇴했다.

이란-콘트라 사건은 미국이 당시 테러국으로 지정한 이란에 무기를 몰래 판매한 뒤 그 대금을 양민 학살과 마약 밀매까지 손대는 니카라과 반정부군에 지원한 사건이다. 당시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은 미국 국내법을 무시하고 일을 벌이며 연일 '몰랐다'는 거짓말로 일관했다. 레이건 대통령은 측근들이 죄를 뒤집어쓰고 경제상황이 좋아지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평가받았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은 취임 직후부터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2주만에 이슬람권 7개국 국적자의 입국을 막는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발동했을 당시 민주당 일각에서 탄핵 이야기가 흘러나온 것이다. 하지만 당시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탄핵을 이야기하기엔 불충분"하다며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러시아 대선개입 사건을 수사하던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해임됐을 당시에도 '탄핵'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의 권고로 코미 전 국장을 해임했다. "일을 못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미국 의회는 특검과 위원회를 이야기했다.

본격 탄핵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마이클 플린에 대한 수사를 그만두라'는 트럼프의 요청이 있었다는 코미 전 국장의 메모가 공개되면서다. FBI의 러시아 대선개입 수사에 대통령이 개입했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17일 CNN에 따르면 민주당 의원 17명이 탄핵 절차에 돌입하자고 주장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결정적 증언을 했던 존 딘 전 보좌관도 CNN에 출연해 코미 전 국장의 메모가 '(러시아 대선개입 수사에 개입한) 결정적 증거'라고 말했다.

미국 여론은 트럼프 탄핵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퍼블릭 폴리시 폴링이 17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의 48%가 탄핵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탄핵 반대는 41%, 무응답은 1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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