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시내면세점들이 올린 매출액은 9조원에 다다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단체관광객 유치로 지급하는 '송객수수료', 일명 '가이드피'는 9000억원을 넘어 1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2일 관세청이 전국 23개 시내면세점 사업자 중 22개 사업자로부터 받은 송객수수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시내면세점 매출액은 8조8712억원으로 2015년 6조1834억원에 비해 43.5% 증가했다.

<제공=관세청>

특히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매출은 2015년 2조9018억원에서 2016년 4조7148억원으로 62.5% 급증했다.

이는 2015년에 발생한 메르스 여파로 단체관광객이 급감했으나 지난해 회복하면서 예전의 한류열풍을 이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여행사나 가이드에 지급된 송객수수료는 9672억원으로 집계됐다. 시내면세점 매출 대비 10.9%, 단체관광객 매출 대비 20.5% 수준이다.

면세점 송객수수료는 여행사나 가이드가 모집해 온 관광객으로부터 발생한 매출액의 일정액을 면세점이 여행사 등에게 지급하는 경제적 급부로서 통상 시내면세점에 한정된다.

송객수수료 지급 규모는 단체관광객 매출 증가에 비례해 증가하는 추세이고, 지난 해 단체관광객 매출과 송객수수료 규모는 2013년도 대비 각각 2.6배, 3.2배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중소중견 면세점별 송객수수료는 2015년 대기업 면세점(8개)이 메르스 여파로 지급 규모가 전년대비 감소(-1.6%)한 반면, 중소중견 면세점(7개)은 7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면세시장 경기 회복과 더불어 대기업 송객수수료 지급 규모가 75.0% 늘었지만 중소중견 면세점은 41.2% 증가에 그쳤다. 이는 대기업 면세점과 경쟁과정에서 단체 관광객 유치가 어렵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제공=관세청>

면세점 송객수수료율은 면세점 사업자별로 최소 3.3%에서 최고 34.2%까지 큰 편차를 보였다.

대기업 면세점의 송객수수료율이 평균 20.1%인 반면, 중소중견 면세점은 평균 26.1%로 중소중견 면세점이 해외 단체관광객 유인에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15년 7월 이후 특허를 취득한 5개 서울지역 신규면세점의 평균 송객수수료율은 기존 면세점의 19.5% 보다 높은 26.6%이다. 신규 면세점이 해외 단체관광객 유인을 위해 기존 사업자 보다 높은 수수료율 정책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공=관세청>

송객수수료는 면세점 뿐만 아니라 백화점·호텔·식당 등 관광업계 전반에서 마케팅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주변국과의 외래 관광객 유치 경쟁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면세점의 과도한 송객수수료 지급은 저가관광 상품 양산, 관광 만족도 하락 등 관광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리고 면세점 수익감소를 초래해 재정상황이 열악한 중소중견 면세점을 더욱 어렵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한창령 관세청 수출입물류과장은 ""면세점 업계의 자발적인 송객수수료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면세점의 송객수수료 지급 패턴을 정기적으로 조사할 것"이라며 "면세점의 영업비밀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시내면세점의 송객 수수료율(최고-최저-평균)을 주기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굿모닝경제 - 경제인의 나라, 경제인의 아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