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IT·가전을 넘어 AI와 모빌리티·통신·반도체까지 확장
기업마다 챗GPT 출시 이후 갈고닦은 생성형 AI 기술 선보여
2023년 화두는 UAM·2022년 주제는 메타버스와 로보틱스
매년 IT 트렌드 주도하고 세계인에게 미래 비전 소개

미래 기술을 선보이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가 오는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다. 전 세계 150여개국에서 4200여개의 기업이 참가하며, 이 중 한국 기업은 700여곳 이상이 기술력을 뽐냈다. 삼성, LG, SK 등 국내 대기업들은 CES 2024에서 올 한 해 산업계 화두가 될 핵심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편집자 주]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 개막일인 9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가 전시장 내부로 들어가려는 참관객으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 개막일인 9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가 전시장 내부로 들어가려는 참관객으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의 핵심은 단연 인공지능(AI)이다. 세계 주요 기업들은 전시 기간 동안 자사 제품과 기술에 적용된 AI 기술을 선보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각 기업들은 CES 2024가 폐막하는 12일(현지시간)까지 자사의 기술과 제품, 설루션을 지속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미국 소비자가전협회(CTA)가 주관하는 CES는 IT와 가전을 넘어 AI·모빌리티·통신·반도체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AI 중심으로 모빌리티·헬스케어·지속가능성 떠오른 CES 2024

CTA 설립 100년째를 맞아 열리는 CES 2024는 AI를 비롯해 모빌리티, 헬스케어,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했다. 기업들은 지난해 전세계적인 열풍을 몰고 온 AI 기술을 전면에 등장시키고, 각 산업에 AI가 적용된 모습을 선보였다. 

오픈AI가 2022년 11월 챗GPT를 출시하면서 지난해 CES 2023에서는 AI 관련 제품이 충분히 전시되지 못한 만큼, 올해 CES에서는 관련 기술이 빛났다는 평가다. 지난해 챗GPT 열풍으로 정보기술(IT) 업계가 1년여 동안 생성형 AI 기술을 축적하면서 이를 활용한 제품들이 대거 전시됐다. 

삼성전자가 전시관 입구에 설치한 미디어 파사드를 통해 '모두를 위한 AI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전시관 입구에 설치한 미디어 파사드를 통해 '모두를 위한 AI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특히 삼성전자는 일상 속 초연결 경험을 선보일 미래 AI 비전을 제시했다. AI 기능을 기반으로 연결성을 높인 생활가전 신제품을 선보이고, 보안 시스템을 강화한 '갤럭시 북4' 시리즈도 소개했다. LG전자 역시 세계 최초의 투명·무선 4K 올레드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와 함께 AI 중심의 스마트홈을 제시했다. 

자동차 관련 업체들 역시 CES를 찾아 자율주행 기술과 전기차 충전 기술,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선보였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역대 최고 규모의 전시관을 꾸미고,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를 핵심으로 내세웠다. 

국내 기업 총수들도 총출동해 현장을 누비며 최신 기술 트렌드를 섭렵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작년에 이어 2년째 CES를 찾아 전시관을 둘러보고 그룹 핵심 사업 관련 글로벌 업계 관계자들과 접촉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개막일 삼성전자와 LG전자 부스를 방문해 기술 현황을 살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비(非) 가전기업 중 처음으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SK텔레콤 'CES 2023' 전시관 조망도.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 'CES 2023' 전시관 조망도. [사진=SK텔레콤]

◇'CES 2023' 화두는 UAM 중심 모빌리티 혁신

올해 CES가 AI를 중심으로 했다면, 지난해 열린 CES 2023에서는 도심항공교통(UAM)을 비롯한 모빌리티 기술이 최대 화두가 됐다. 이외에도 지속가능성과 헬스케어 관련 기술과 제품도 이슈를 차지했다. 

CES 2023에서는 UAM 산업의 주도권을 놓고 통신사와 완성차, 항공사, 플랫폼 등 다양한 기업들이 '하늘을 나는 택시' 기술 선점을 위해 기술력을 뽐냈다. 지난해 CES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 규모로 열린 만큼 기술력 경쟁이 치열했다는 평가다. 

게리 샤피로 회장은 지난해 "모빌리티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역 중 하나"라며 "CES 2023은 UAM, 드론, 자율주행차 등 북미에서 가장 큰 모빌리티 기술 전시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S 2023에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은 UAM 통신망 구축 기술 관련 역량을 선보였다. 현대차그룹 역시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생태계 비전을 소개했다. 2019년 국내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UAM 시장 진출을 발표한 한화그룹 역시 차세대 기술을 소개했다. 

지속가능성과 친환경,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주목도도 높았다. 기업들은 글로벌 탄소 규제에 대응해 탄소감축 비전을 제시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역시 팬데믹으로 건강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고령 인구의 구매력이 커지면서 주목을 받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CES 2022에서 로보틱스 비전 발표를 위해 로봇개 스팟과 함께 무대위로 등장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CES 2022에서 로보틱스 비전 발표를 위해 로봇개 스팟과 함께 무대위로 등장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매년 바뀌는 CES 트렌드…2022 주요 화두는 메타버스·로보틱스·친환경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2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로 열린 CES 2022에서는 메타버스와 로보틱스, 친환경이 주제로 부상했다. 팬데믹, 탄소중립,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에 따라 기술지형이 변화하면서 이에 따른 비대면 중심 기술들이 각광받았다는 평가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CES 2022에서 '메타모빌리티'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메타버스와 로보틱스를 합친 용어인 메타모빌리티는 스마트 디바이스가 메타버스 플랫폼과 연결돼 인류의 이동 범위가 가상 공간으로 확장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연결성과 환경을 강조한 지속가능성도 화제가 됐다. 국내외 기업들은 자사의 기술을 연결시켜 지속가능한 혁신을 만드는 미래 비전을 강조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CES 2022 키노트 연설에서 기술혁신이 가야 할 방향으로 '지속가능한 일상'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친환경 포장 노력 확대, 스마트싱스를 통한 전기 사용량 모니터링, 전자 폐기물 수거활동 등의 성과를 공유했다. 

CES는 해를 거듭할수록 산업과 기술의 경계를 허무는 세계 최대 종합 전시회로 변모하고 있다. CES는 이동통신 박람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와 더불어 '세계 3대 정보통신(ICT) 박람회'로 꼽히지만, 점점 그 위상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앞으로도 CES는 IT 분야의 최신 트렌드와 새로운 제품·기술을 전 세계에 소개하는 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굿모닝경제 권상희 기자 

저작권자 © 굿모닝경제 - 경제인의 나라, 경제인의 아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