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영업이익 최초 3조 돌파 예상…샤힌프로젝트·수소사업 '탄력'

에쓰오일 본사. [사진=연합]
에쓰오일 본사. [사진=연합]

S-OIL(에쓰오일)이 정제마진 급등으로 인한 정유 시장의 호황으로 이익이 급증하며 재무 사정이 한층 개선됐다. 이로 인해 높아진 이익체력으로 향후 신사업에 대한 투자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1분기 매출 9조2870억원, 영업이익 1조3320억원을 거뒀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73.8%, 영업이익은 111.7% 급증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과 투하자본이익률(ROIC) 역시 48.0%, 37.3%로 지난해 대비 각각 26.2%포인트, 20.8%포인트 증가했다.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이익)도 1분기에만 1조3200억원을 올려 이미 지난해 2조3980억원의 절반을 넘어섰다.

이처럼 에쓰오일의 재무 상태가 나아진 것은 정제마진 상승과 대내외적 환경 변화가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이달 둘째 주 기준 배럴 당 24.2달러까지 치솟았다. 배럴 당 5.7달러였던 3월 초와 비교해 4배 이상 뛰었다. 정유사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생산·운송비용을 뺀 값으로, 정유업계는 통상 정제마진이 배럴당 4~5달러였을 때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로 인한 수급 불균형이 에쓰오일의 구조적인 호황을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11일 기준 휘발유 가격은 1946.11원으로 연초 1623원선에서 300원 이상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에쓰오일이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3조원대의 흑자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이투자증권은 에쓰오일의 올해 영업이익을 3조5290억원으로 예상했으며, SK증권도 3조2710억원으로 전망했다.

에쓰오일의 주요 재무 현황. [자료=에쓰오일]
에쓰오일의 주요 재무 현황. [자료=에쓰오일]

이익체력을 키우면서 에쓰오일의 신사업 투자에도 탄력이 붙었다.

에쓰오일은 ‘최고의 경쟁력과 창의성을 갖춘 친환경 에너지·화학 기업’이라는 ‘비전 2030’을 2020년에 수립했는데 ▲기존 사업 강화 ▲석유화학 사업 확대 ▲미래 성장동력 발굴 등 세 가지 과제를 설정해 추진 중이다.

회사는 석유화학 사업 확대를 위해 2단계 석유화학 확장 프로젝트인 ‘샤힌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는 2018년 5조원을 투자해 완공한 정유 석유화학 복합시설(RUC·ODC)에 이은 대형 사업이다. 이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비중은 생산 물량 기준 현재 12%에서 25% 수준까지 높아진다. 올해 기본설계(FEED)를 거쳐 최종투자승인(FID)을 준비 중이다.

샤힌 프로젝트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개발해 처음 상용화하는 TC2C(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를 도입한다. 또 핵심 설비인 스팀크래커의 운영 경험을 공유할 계획이다. 아람코는 올레핀 다운스트림 공정과 석유화학 제품의 연구개발(R&D) 전문지식을 제공해 에쓰오일이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완료하도록 협력키로 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샤힌 프로젝트는 2026년 상반기에 건설을 완료할 것으로 본다”면서 “지금은 상세설계를 진행하는 단계다. FID가 완료되면 자세한 투자 규모와 생산능력 등에 대해 시장과 소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람코와 함께하는 수소사업 역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에쓰오일은 수소 생산부터 유통, 판매에 이르는 사업 진출을 계획 중인데, 아람코와 석유화학 신기술, 저탄소 미래 에너지 생산과 관련된 연구개발 등에 협력키로 했다.

양사는 친환경 수소와 암모니아를 국내에 들여와 저장·공급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시설을 구축한다. 친환경 수소와 암모니아의 국내 도입과 공급을 위한 연구개발에도 함께 노력한다. 또 양사는 수소 생산과 탄소 포집과 관련한 신기술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탄소중립 연료인 ‘이퓨얼(물을 전기분해로 얻은 수소에 이산화탄소와 질소 등을 합성한 연료)’ 연구와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관련 기술 개발도 함께 추진한다.

수소 사업 보폭을 넓히기 위해 에쓰오일은 삼성물산과 ‘친환경 수소 및 바이오 연료 사업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으로 양사는 축적된 기술력과 인프라를 결합해 수소·바이오 연료 사업을 공동 개발한다. 또 수소 인프라 구축과 수소 공급·운영 사업을 개발하고 해외 청정 암모니아와 수소 유통 사업을 모색할 예정이다.

또 서울 시내에 복합 수소충전소 도입을 검토 중이며, 버스·트럭의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해 관련 업계가 추진하고 있는 특수목적법인 ‘코하이젠’에도 참여하고 있다.

굿모닝경제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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