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인베스트먼트' 16일부터 업무 돌입···노조, 인사·매각과정 우려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 전경 <대우건설 제공>

[한국정책신문=윤중현 기자] 대우건설 매각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를 출범시키면서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KDB인베스트먼트는 이날부터 공식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업은행이 재무구조조정 과정 등에서 취득한 출자회사 주식을 인수해 사업구조조정 등을 수행하기 위한 목적에서 자본금 1억원으로 지난 4월 설립된 산업은행 자회사다. 설립 후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건설 지분 이관을 마무리하며 매각 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채비를 마친 상태다. 

KDB인베스트먼트는 당초 연내 2∼3개사를 이관해 관리할 예정이었으나 가장 먼저 대우건설 지분부터 이관 받아 매각 작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 14일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밸류제6호유한회사가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50.75%(약 2억1093만주)를 전량 매수해 대우건설 최대주주가 됐다. 지난 8일에는 KDB인베스트먼트가 세운 첫 번째 특수목적법인(SPC)인 KDB인베스트먼트제1호유한회사가 양수자 지위를 받았다. 앞으로 KDB인베스트먼트제1호유한회사가 대우건설 구조조정과 매각 작업에 나선다.

그러나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를 통한 매각작업에 노조 측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KDB인베스트먼트 출범을 앞두고 지난 9일 KDB인베스트먼트 낙하산 인사 우려와 밀실 매각 등을 우려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한 상태다. 그러면서 노조는 매각에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게 아니라 대우건설의 가치와 문화를 존중하고 영속기업으로 발돋움시킬 주인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기업가치 제고가 구조조정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며 "구조조정을 위해 KDB인베스트먼트 낙하산 경영진을 앉힌다는 소문이 있는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2016년에는 박창민 전 사장이 대우건설 대표이사로 취임한 가운데 산업은행이 사장추천위원회 위원들을 회유, 압박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박 전 사장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수사 도중 정권에 의한 낙하산 인사라는 사실마저 드러나 결국 사퇴했다.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착수하면 작년 2월 중단된 대우건설 인수·합병(M&A)이 1년 5개월여 만에 재개되는 셈이다. 2018년 1월 말에는 호반건설이 단독 입찰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당시 호반건설은 인수가격으로 1조6242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호반건설은 지난해 2월 대우건설의 모로코 사피발전소에서 3000억원 가량의 대규모 손실을 파악하고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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