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책신문=김하영 기자]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반일 감정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SBI·JT친애저축은행 등 일본계 저축은행들이 ‘일본 불매 기업 리스트’에 오르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일본으로부터 저금리 자금을 조달해 국내 시장에서 고금리 이자장사로 배를 불리고 있다는 인식이 있는 만큼, 이번 사태가 기업 이미지 및 매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일본 불매 기업 리스트’가 퍼지고 있다. 이 중 금융권에는 산와머니 등 일본계 대부업체와 SBI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 등 일본계 저축은행이 포함됐다. 

현재 국내에서 영업 중인 일본계 저축은행은 SBI·JT친애·JT·OSB저축은행 등 4곳이다. 

저축은행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일본의 종합금융그룹인 SBI홀딩스가 지분 84.27%를 보유한 곳으로, 지난해 13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7% 급증한 수치다. 

JT친애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은 일본 금융회사인 J트러스트그룹 산하 계열사다. J트러스트의 자회사인 J트러스트카드가 JT친애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 중이며, J트러스트가 JT저축은행의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각각 264억원, 17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OSB저축은행도 일본 오릭스코퍼레이션이 76.77%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2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저축은행 업계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79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1185억원으로 전년 대비 423억원(3.9%) 늘어났다. 2년 연속 당기순이익 1조원 달성이자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이다. 

이는 대출 확대로 인해 이자이익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 컸다. 저축은행들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4조1839억원으로 전년 대비 4430억원(11.8%) 급증했다. 

일본계 저축은행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마냥 웃지는 못했다. 일본의 저금리 자금을 조달해 한국에서 서민들을 상대로 고금리 이자장사를 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탓이다. 

이에 더해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반일 감정이 격화되면서 일본계 저축은행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더 자리잡게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불매운동이 일본과 관련된 제품 및 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권까지 확대될 경우 일본계 저축은행들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현재 이슈가 아니더라도 일본계 자본을 앞세운 저축은행들의 고금리 이자장사는 그동안 말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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