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성 진행 평가 발표 임박…회사 "개인 채무에 따른 처분…임상 순항 중"

[한국정책신문=이해선 기자] 신라젠 현직 임원이 보유 주식 전량을 매도하며 신라젠이 개발중인 항암제 ‘펙사벡’ 임상에 차질이 생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신라젠이 펙사벡 간암 임상 3상 무용성 진행 평가 발표를 목전에 두고 있는 만큼 현 상황에서 고위 임원의 보유주식 매도 소식이 전해지자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라젠은 지난 8일 신현필 전무가 보통주 16만7777주를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신 전무가 이달 1일부터 5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매도한 주식은 총 88억원 규모다. 신 전무의 보유 지분 매도 소식에 금일 종가는 전일 대비 11.21% 떨어진 4만2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고점(2017년 11월 24일) 15만2300원 대비 약 72% 떨어진 수치다.

신라젠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신현필 전무의 매도 사유가 세금납부와 채무 변제 때문이라고 밝히며 현재 임상이 순항중이라고 공식 입장을 전했으나 우려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최근 인보사 허가취소와 에이치엘비의 임상 기대치 미달, 한미약품 기술 수출 반환 등으로 개발 중인 신약의 최종 상용화 여부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신라젠에 대한 불안감 역시 증폭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지난 연말로 예상됐던 무용성 진행 평가 결과 발표가 다소 늦춰지고 있는 상황에서 고위급 임원의 대량 주식 매도가 불안감을 한층 키웠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신라젠은 항암 바이러스 면역치료제 연구 및 개발 목적으로 2006년 3월 설립된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지난 2016년 12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후 이듬해 최고가 기준 1050%의 상승률을 올리며 최고 수익률 타이틀을 거머쥐는 등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펙사벡의 파이프라인 가치는 최대 7조8000억원 정도로 추산되며, 병용 요법을 통한 추가 적용증 확대 시 이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펙사벡의 성공여부가 업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는 이유다. 

주목도가 높은 신약 개발사인 신라젠의 임상에 차질이 생길 경우 업계 전반에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의 경우 관련사들의 악재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신라젠의 임상 성공을 바라는 이들은 비단 신라젠 주주들 뿐 만은 아닐 것”이라며 “최근 업계 전반에  분위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신라젠 임상이 잘못될 경우 그 여파는 상당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신라젠 측은 세간의 우려가 루머에 불과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신라젠 관계자는 “신 전무의 주식 매도는 개인적 사정에 따른 것이고 회사 대표의 주식 매각 루머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올해 1분기 대표이사의 주식 보유 비중이 0.04% 감소하며 매각 의혹이 일었지만 이는 전체 주식수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3상 진행은 무리 없이 진행 중이며 무용성 평가 결과를 비롯한 결과물들이 하반기부터 나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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