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감정 고조된 틈타 국내 브랜드 '애국마케팅'…유니클로 매출 타격은 '글쎄'

7일 오후 대구 달서구 한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일본 기업 불매운동 릴레이 1인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한행우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반일감정이 고조되며 유니클로가 불매운동에 직면한 가운데 국내 SPA브랜드들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랜드 ‘스파오’와 신성통상 ‘탑텐’은 그간 매출과 인지도 면에서 유니클로에 크게 밀렸지만 일본 브랜드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틈새로 ‘애국 마케팅’을 강화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신성통상은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대표적 ‘애국주’로 떠오르며 주목 받고 있다. 신성통상은 매출 2000억원대의 토종 SPA브랜드 ‘탑텐’을 전개하고 있으며 탑텐이 유니클로 대안으로 거론되면서 주가가 뛰는 등 호재를 누리고 있다.

신성통상 주가는 지난 4일 종가 기준 1205원으로 전일 대비 10.05% 상승했으며 이어 5일에는 1280원으로 6%대 상승을 기록했다. 8일 오후 3시 기준 약 21% 증가한 1555원까지 치솟았다.

업체들도 불매운동의 틈새를 파고 들며 애국마케팅으로 소비자 시선 끌기에 나섰다. 

탑텐은 내달 광복절을 앞두고 일찌감치 ‘8.15 캠페인 티셔츠’를 내놨다. 총 5종류로 출시된 티셔츠는 1945, 윤동주, 김구, 유관순 등 대한민국 독립과 관련된 숫자와 인물을 내세워 디자인 됐다.

지난 2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티셔츠를 기획 제작해 매진을 기록한 탑텐은 이번 광복절 기념 티셔츠로 그 열기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유니클로 사태와 맞물려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이 과거 “한국 시장에 파고드는 일본 SPA 브랜드를 견제하기 위해 그에 못지 않은 소재 개발과 아이템으로 경쟁하겠다”고 했던 발언도 재주목 받고 있다.

3000억원대 매출로 국내 SPA브랜드 선두자리를 지켜온 이랜드월드 스파오는 토종 캐릭터 로보트 태권브이와 협업했다. 일본의 ‘마징가’에 필적하는 국산 로봇 캐릭터를 내세워 애국심을 강조한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출시하는 태권브이 협업 제품은 반팔 티셔츠 및 에코백 등 일상에 활용 가능한 디자인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오랜 기간 범국민적으로 사랑 받은 ‘로보트 태권브이’에 현대적인 디자인을 적용, 뉴트로 감성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스파오 관계자는 “스파오와 로보트 태권브이는 일본 및 글로벌 브랜드들이 장악하던 국내 시장에서 토종 콘텐츠로서 자존심을 지켜온 국가대표 브랜드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광복 100주년을 맞아 고객조사를 통해 준비한 콜라보레이션으로 젊은 세대에게 국산 콘텐츠를 더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한편 그간 유니클로는 욱일기 광고 등으로 수차례 논란에 휘말렸으나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반감이 실제 매출에 영향을 줄 만큼 지속적이고 실천적인 불매운동으로 이어진 적은 없었다.

유니클로는 수년간 ‘단일브랜드 매출 1조원’을 유지하며 국내 패션시장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키워왔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불매운동이 유니클로에 매출 타격을 입힌다거나 실제 국내 브랜드들이 반사이익을 얻어 성장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범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유니클로는 줄곧 불매운동 이슈가 있었지만 이런 분위기와 상관없이 가파른 성장을 이어왔으며 이번에도 양국이 수출규제 문제를 외교적으로 원만히 해결한다면 흐지부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럼에도 유니클로 못지않은 뛰어난 품질과 합리적 가격대의 국내 브랜드의 존재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더 자주 언급된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들에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탑텐 광복절 기념 캠페인 티셔츠 <탑텐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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