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미디어 주력 사업 집중…매각가 4000억원으로 CJ헬로 인수대금 충당

LG유플러스 용산 사옥 모습. <뉴스1>

[한국정책신문=길연경 기자] LG유플러스가 전자결제대행(PG·Payment Gateway) 사업부 매각을 검토 중이다. KG이니시스에 이어 업계 2위인 이 사업부는 최대 고객이었던 네이버가 자체 결제사업을 시작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것이 매각 요인이다. LG유플러스는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고 CJ헬로 인수 등 주력사업인 통신 및 미디어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전자결제대행 사업을 담당하는 이비즈(e-Biz) 사업부를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증권거래소 조회공시에서 이날 “현재 전자결제사업에 대해 매각 여부를 검토 중에 있다”며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했다. 이어 “향후 구체적으로 결정되는 사항이 있을 경우 1개월 내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매각 주관사는 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이며, 매각가는 약 4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달 말 혹은 다음 달 초에 투자안내문을 인수후보에게 보내고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결제대행사는 중소 쇼핑몰을 대신해 카드사와 대표 가맹점 계약을 맺고 신용카드 결제 및 지불을 대행하고 수수료를 받는 업체다. 현재 국내 전자결제대행 시장의 1위는 KG이니시스, 2위가 LG유플러스, 3위는 NHN한국사이버결제이며, 한국정보통신(KICC), 나이스정보통신이 뒤를 잇는다. 1위에서 3위까지 3사 통합 시장점유율이 65~70%이며, 나머지 100여개 업체가 30~35%를 차지한다. 

이비즈 사업부는 LG유플러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분기당 매출은 약 3조원, 영업이익은 2300억~2400억원이다. 전체 매출 대비 이비즈 매출 비중은 0.6%밖에 되지 않는다.

최대 고객사였던 네이버가 자체 결제사업을 시작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것이 매각추진의 한 배경이다. 네이버는 기존에 KG이니시스와 LG유플러스에 7조원에 달하는 결제대행서비스를 맡겼다. 네이버가 ‘네이버 페이’라는 자체 사업을 하면서 LG유플러스가 담당한 3조5000억원 규모의 결제대행 물량이 빠지고 매출과 수익이 10%가량 줄었다. 실제 LG유플러스 PG사업부는 올해 1분기 수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4% 줄어들고, 전분기 대비 9.4% 떨어졌다.

또한 PG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것이 LG유플러스의 매각 방침의 배경이다. 온라인 쇼핑이 증가하면서 PG시장은 해마다 20% 이상 성장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제자리걸음이다. 11번가 등 소셜커머스와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오픈마켓 사업자들이 수수료 협상 주도권을 잡았으며, 카카오 등 콘텐츠 플랫폼 기업들이 PG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하고, 카카오뱅크 등 핀테크 업체들은 PG사와 VAN사를 건너뛰는 앱투앱 결제까지 선보였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유료방송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1위 케이블TV 사업자인 CJ헬로 지분 ‘50%+1주’를 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만약 PG사업부를 4000억 가량에 팔게 되면 CJ헬로 인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수후보자들은 LG유플러스 PG사업부를 인수하기만 하면 점유율을 20%가량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인수후보로는 KG이니시스와 NHN한국사이버결제, 한국정보통신, 나이스정보통신 등이 예견된다. KT도 비씨카드를 자회사로 두고 있어 인수 후보자로 꼽힌다. 전략적투자자(SI)와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도 깜짝 등장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MBK파트너스가 롯데그룹 금융계열사를 검토하면서 LG유플러스 이비즈 사업부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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