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로고 - 회사 홈피 갈무리<뉴스1>

[한국정책신문=길연경 기자] 미중 무역갈등으로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알 수 없어 전세계 관련 산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화웨이에 반도체 부품을 납품하는 삼성전자는 미중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화웨이가 미국산 반도체 대신 삼성전자 물량을 늘릴 수 있어 오히려 수혜를 입는다. 스마트폰 산업에서도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으나, 미중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의 반격으로 중국 내수시장에서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21일 KB증권에 따르면 화웨이에 반도체 및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기, LG이노텍의 화웨이향 매출 비중은 5% 미만으로 추정된다. 현재로서는 미중 갈등으로 화웨이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거란 반면 화웨이가 악재의 지속으로 미국산 반도체 대신 삼성전자 물량을 늘리면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구글 등 미국 기업들의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으로 화웨이가 생산하는 스마트폰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업데이트가 더이상 불가능하게 되며, 구글 플레이 스토어, G메일 앱 등 애플리케이션 탑재가 금지된다. 이같은 상황에 오히려 국내 스마트폰 업체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으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민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유럽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던 화웨이가 타격을 받아 삼성전자 및 LG전자 등 스마트폰 반사 수혜가 기대된다”고 이날 보고서에서 밝혔다.

KB증권도 “신규 스마트폰 출하와 5G사업 확대 차원에서 화훼이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유럽과 남미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으며 5G 네트워크 시장에서 수혜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1.7%로 1위를 지키고 있지만, 화웨이가 17.9%로 애플을 제치고 바짝 쫓아온 상황이라 화웨이 이슈는 삼성전자와 계열사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풀이다.

주가에서도 이날 오전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3.57% 올라 강세를 보인 반면 화웨이의 통신 장비를 납품받고 있는 LG유플러스는 주가는 떨어졌다.

그러나 LG전자나 삼성전자 부품주들에게 호재라고 단정짓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직접적으로 테크 섹터의 공급과 수요를 위축시킬 것"이라며 "제재의 잠재적 효과가 너무 불확실해 향후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는 방향으로 흐를 것"이라고 보았다.

다른 한편 중국에서 미국의 무역 제재에 대한 반발로 애국주의가 확산될 경우 화웨이의 중국 내수시장 점령이 확고해져 국내 애플 관련 기업은 물론 스마트폰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올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 삼성전자는 1%대 점유율이나 화웨이가 33.7%이고 비보·오포·샤오미 등 그 밖의 중국 업체를 포함하면 85.1%에 달하기 때문이다. 

김민경 신영증권 연구원도 "삼성전기, LG이노텍, 비에이치, 하이비젼시스템 등 국내 애플 서플라이체인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을 끼칠 수 있는 기업 장비를 사용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려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를 거래 제한 기업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에 19일(현지시간) 미국 구글에 이어 인텔, 퀄컴, 시링크스, 브로드밴드 등 미국의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화웨이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비즈니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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