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질병코드 등재, 중국 판호 발급 지연 등도 작용한 듯

<뉴스1>

[한국정책신문=길연경 기자] 15일 예정돼 있던 넥슨 매각 본 입찰이 연기됐다. 지난 4월 연기된 이후 두 번째다. 김정주 NXC 대표가 매각 가격으로 15조원 이상을 원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가격부담으로 매각 자체가 불발될 가능성도 예상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의 매각주관사로 나선 도이치증권 뉴욕 지점과 모건스탠리 멘로파크 지점은 이날로 예정됐던 본 입찰을 연기했다. 지난달 중순 본 입찰을 통해 최종 인수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 또 다시 미뤄진 것이다. 

이들 매각주관사는 지난 2월 컨소시엄에서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카카오와 텐센트,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베인캐피털 등 5개사를 적격 예비 인수 후보로 지정한 바 있다.

넥슨 매각 본 입찰이 연기된 주된 이유는 적당한 매수자가 없었다는 게 크다는 후문이다. 15조원의 높은 매각 가격도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넥슨 창업자인 김 대표는 올 초 자신과 아내 등이 보유한 NXC 지분 전량(98.64%)을 매물로 내놨다. 넥슨은 NXC의 자회사다.

김 대표는 당초 지분 매각 가격으로 15조~20조원 선을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초 일본 도쿄증시에 상장돼 있는 넥슨재팬의 주가를 기준으로 한 가격이다. 당시 주당 1900엔~2000엔(한화 2만576원~2만1659원)을 오갔지만 현재 넥슨재팬의 주당 가격은 1640엔(1만7752원ㆍ13일 종가 기준)으로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이번 본 입찰 연기가 넥슨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넥슨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전망치 상회하는 등 영업이익률 56.5%을 기록해 분기 매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신작 ‘트라하’는 초반 반짝 흥행 이후 난항을 겪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주력 게임 ‘던전엔파이터’ 외에는 ‘캐시카우’가 없는 상태다.

지분 매각에 정통한 게임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매입을 원하는 측은 결국 인수·합병(M&A)이후 지분을 되팔아서 차익 실현을 원하기 마련인데, 현재 넥슨의 현금 창출 능력으로는 그 정도 차익을 만들기 어렵다고 시장이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질병코드 등재 논의, 중국 판호 발급 지연 등 게임 업계의 악재도 매각 지연의 배경으로 추측된다.

정작 NXC와 자회사 넥슨 관계자는 "매각과 관련해 아는 바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본 입찰이 연기되면서 매각 이슈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분 가격을 높게 받으려는 김 대표와 매각 이슈를 장기화해 기업 가치를 하락시키려는 매수자들의 치열한 눈치작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게임 부문만 분할 매각할 경우 5~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번 본입찰 연기로 게임업계 관계자는 매각 계획이 유찰되거나 특정 컨소시엄과 계약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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