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사의 케이블TV 인수가 본격화될 전망

이상헌 SKT 정책개발실 상무(오른쪽)가 9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서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및 티브로드 계열법인의 M&A 관련 변경허가&#8231;인가 등을 신청하고 있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길연경 기자] SK텔레콤이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케이블TV 2위 업체인 티브로드의 합병 인가를 신청했다. CJ헬로를 인수·합병하려다 정부 인가 단계에서 고배를 마신지 3년만이다.

이상헌 SK텔레콤 정책개발실장은 9일 오전 11시에 경기도 과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청사를 방문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인수·합병 관련 변경 허가 및 인가 신청을 위한 서류를 체출했다. 그는 “과거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정부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잘 헤아려 줄 것이라 본다”고 입장을 밝혔다.

SK텔레콤은 4월 26일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태광산업 자회사 티브로드를 합병하기 위한 본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2016년 CJ헬로(당시 CJ헬로비전) 인수를 추진했으나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불허' 결정을 받은 경험이 있다. 당시 공정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토대로 시장 지배력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은 이제는 유료방송 시장 환경이 변한만큼 티브로드 인수·합병에 인가가 날 것으로 전망한다. 

2017년 기준 방송산업 실태 조사에서는 국내 방송시장 규모가 약 16조5000억원으로 2016년보다 3.8% 증가했다.

이 중 유료방송사업자의 시장규모는 약 5조6000억원으로 2016년보다 4688억원(9.1%) 증가했다. 이 IPTV가 2조9251억원으로 2016년보다 20.5% 증가하면서 전체 시장의 절반까지 비중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IPTV가 1년 사이에 두 자릿수로 성장한 반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는 2016년보다 1.8% 감소한 2조1207억원으로 시장이 줄어든 것과 대비되며 위성방송이 2016년 대비 1.7% 증가한 5754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과도 비교된다.

최근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외국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사가 급성장하는 가운데 위기감이 고조된 유료방송 업계에서는 IPTV사의 케이블TV 인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인수·합병 등 시장 재편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뤄 시장을 공세하는 글로벌 OTT와 경쟁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커진 것이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SK텔레콤이 티브로드를 인수하려 하는 것도 지난 2016년과 다른 시장 상황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동석한 장근배 태광산업 상무도 “여러 케이블TV와 IPTV가 플랫폼으로 결합하게 됐으니까 여러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의 이번 변경허가·인가 등 신청과 관련해 "'방송법',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 '전기통신사업법' 등 관계 법령 및 고시가 정한 절차와 기준에 따라 심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통신3사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3강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 이어 SK텔레콤도 케이블업체 인수·합병을 추진함에 따라 합산규제 폐지까지 이어진다면 KT도 딜라이브 인수까지 탄력을 받아 시장점유율은 4:2:2 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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