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협동 TF운영…커버리지 정보제공 의무화

KT 5G 커버리지맵 2.0 <KT 제공>

[한국정책신문=길연경 기자]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미국과 촌각을 다투면서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했지만 통화 품질이나 속도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는 등 곳곳에서 준비 부족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11시 이통 3사(KT·SKT·LG유플러스)는 정부와 긴박한 교감속에 미국 대표 통신사 버라이즌 보다 두 시간 앞서 전격적으로 5G서비스를 개통해 세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했다. 그러나 처음 개통할 때만 해도 가입자가 폭주하는 듯 했으나 5G 서비스가 원활히 제공되지 못하면서 소비자들의 기대감은 실망으로 바뀌고 오히려 소비자들이 개통 초기라는 이유로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아이러니까지 연출하고 있다. 

지난 10일 삼성전자 회원 전용 앱과 인터넷 커뮤니티에 따르면 “갤럭시 S10 5G는 5G와 LTE 통신망 전환 시 데이터 먹통현상을 보이고 있다”, “일부 사용자의 경우 네트워크가 끊기면서 전화통화 마저 불가능하다”는 등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24일 한 인터넷 기사 댓글에는 “LTE 속도나 제자리로 돌려놔라”, “서울 사람들이나 (5G) 실컷 써라. 난 지방 사람이라 비싼 돈 주고 이름만 5G 쓸 생각 없다”는 등의 불만 글이 올라왔다.

개통 이후 통신 단절과 속도 저하 그리고 심지어 LTE속도도 느려졌다는 등 5G 서비스 체감을 하지 못한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전국적으로 5G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에는 준비가 부족한데도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을 얻기 위해 조급하게 개통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5G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자 정부는 지난 22일 이동통신사 및 제조사와 함께 ‘5G 서비스 점검 민관홥동 TF’를 가동하고 5G 품질 개선에 들어갔다.

현재 이통3사는 따로 가입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전체 5G 가입자 수가 15만명 정도 추정하고 있다. 서비스 품질 논란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가입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KT 신용산 대리점 직원은 “아이폰보다 갤럭시 5G폰이 더 잘 팔리고, 초기 5G 서비스 품질을 수긍하고 최신폰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답했다. LG유플러스 강남점 직원도 “5G와 LTE 망을 같이 이용하기도 하고 요금제도 비슷해서 5G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일엔 ‘무늬만 무제한’이라는 요금제 논란이 일어 해당 통신사들이 일일 데이터 제한 조항을 삭제했다. 한 인터넷 매체가 성인 남녀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통 3사가 내놓은 무제한 요금제’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에 의하면 71%(142명)가 KT, 22%(44명)가 SK텔레콤, 7%(14명)가 LG유플러스 순으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데이터 제공량과 요금은 대체로 만족하나 서비스 품질에서 크게 실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5G 서비스를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어쩔 수 없이 선택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한 KT 관계자는 “개통된지 2주밖에 되지 않았으며 투자 대비 시간이 흘러야 5G 서비스가 더 개선된다”고 말해 다소 안이한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재 5G 서비스 품질 문제는 좁은 5G 커버리지와 콘텐츠 부족이다. 5G는 높은 직진성과 좁은 커버리지라는 고대역 주파수 고유의 특성을 갖고 있어 기지국이 고밀도로 배치돼야 서비스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 5G 서비스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스포츠,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게임 등 통신사별로 대안을 내놓고 있으나 아직 충분한 콘텐츠가 구비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지난 23일 열린 1차 민관TF 회의에선 연내 5G기지국 장치 23만대를 구축, 85개시 동(洞) 단위 전국 규모의 5G 커버리지를 확충한다는 데에 뜻을 모았다. 또한 커버리지에 대한 정보제공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는 약관에 커버리지 정보제공 의무를 명시하도록 했다. 

현재 KT는 지난 5일 5G 커버리지맵 공개 이후로 이통사 중 최초로 ‘5G 커버리지맵 2.0’을 통해 지역별·제조사별 5G 서비스 기지국 수를 공개했다. 이전 맵에서는 집계된 수치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KT는 24일 기준 실제 개통 후 고객에게 5G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지국이 3만348개이며 구축 신고한 수량까지 포함하면 전국의 KT 5G 기지국 수는 3만6825개라고 25일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 12일 커버리지를 공개했고, LG유플러스는 27일 공개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달 30일 차기 회의를 갖고 서비스 품질개선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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