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기' '시간여행' 해시태그 이벤트 사라져 "반응률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바꿨다"

<롯데월드 홈페이지 갈무리>

[한국정책신문=한행우 기자] ‘개화기 축제’로 일제강점기 미화 논란에 휩싸인 롯데월드가 ‘개화기’, ‘시간여행’ 해시태그 이벤트를 조기 종료했다. ‘친일기업’, ‘매국’ 등의 비난 여론을 의식한 조처로 보인다. 

17일 본지 확인 결과 롯데월드는 15일 자사 인스타그램을 통해 ‘봄 축제 해시태그 이벤트는 조기 종료되었다’고 공지했다. 

3월10일 시작된 해당 이벤트는 ‘롯데월드’, ‘개화기’, ‘캐슬로’ 해시태그와 함께 롯데월드 개화기 축제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면 매주 5명을 추첨해 커피 기프티콘을 제공하는 행사다.

당초 SNS에 명시된 행사 기간은 3월9일부터 6월23일까지였다. 이는 롯데월드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개화기 축제’ 기간과 같다. 

롯데월드는 이어 4월3일에도 ‘롯데월드’, ‘시간여행’, ‘캐슬로’ 해시태그와 함께 축제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면 매주 5명을 추첨해 커피 기프티콘을 증정한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역시 행사 기간은 3월9일부터 6월23일까지로 돼있다. 4월10일에도 같은 게시물이 게재됐다. 

그러나 4월15일부터는 '롯데월드_그럴싸진관' 해시태그 이벤트로 변경됐다. 행사 기간은 이날로부터 6월23일까지로 앞서 진행했던 이벤트를 대체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월드는 ‘기존 진행 중이던 봄 축제 해시태그 이벤트는 조기종료 되었다’는 설명을 짧게 덧붙였다. 

<롯데월드 SNS 갈무리>

롯데월드는 3월9일부터 오는 6월23일까지 107일간 봄 시즌 축제 ‘개화기’를 열고 있다.

꽃이 피는 시기(開花期)와 새로운 문화가 열리는 시기(開化期)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았다. 롯데월드 내부는 1900년대 거리로 ‘타임슬립’을 경험할 수 있게 꾸몄다. ‘뉴트로 트렌드’를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한복집, 가배집(카페), 음반점, 양장점 등 개화기 상점을 비롯해 전차, 인력거와 정류소 등 그 당시 느낌을 그대로 재현한 이색 포토존도 마련했다. 개화기 의상을 입은 연기자들과의 포토타임을 가지는 낭만 산책과 스윙밴드 연주로 개화기 분위기를 한층 배가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해 화제를 모았다. 

화려한 레이스 등으로 장식된 여성 의상과 모자, 망사 장갑, 레이스 양산 등 일명 ‘개화기 의상’도 대여해 준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일제 강점기 미화’라며 반발하고 있다. 

역사적 고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물론 당시 “미개한 조선을 ‘근대화’시켰다”는 일본의 시각에 편승한 행사라는 지적이 줄을 이었다. ‘1900년대로의 시간여행’과 같은 문구는 특히 3.1운동 100주년에 적절하지 못하다는 질타도 적지 않았다. 

실제 롯데월드 공식 인스타그램에서는 콘셉트를 수정하거나 이벤트를 접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등의 비판 댓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롯데월드와 같은 테마파크를 즐겨 찾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왜곡된 역사의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앞서 롯데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행사는 ‘꽃이 피는 시기’라는 개화기(開花期))에 방점을 찍은 것”이라며 “일제강점기를 연상시키려고 한 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롯데월드 내부를 1900년대 풍으로 꾸미고 관련 의상까지 대여한다는 점에서 석연치 않은 변명으로 해석된다. 

개화기·시간여행 해시태그 이벤트가 왜 조기종료 됐냐는 질문에 롯데월드 관계자는 “행사 반응률을 체크했을 때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진행 중인 다른 콘텐츠로 바꾼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본지가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로 검색한 결과 17일 5시 기준 ‘롯데월드개화기’ 해시태그는 901개, ‘롯데월드개화기축제’ 해시태그는 119개, ‘개화기축제’는 217개, ‘캐슬로’는 195개, ‘개화기’ 해시태그 게시물은 1만7500개로 확인됐다.

한편 롯데월드는 호텔롯데가 운영하고 있다. 호텔롯데의 사업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지주 출범 이전까지 사실상 롯데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해왔으며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롯데지주 지분 11.04%를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이며 롯데홀딩스가 100% 지배하는 엘(L)투자회사의 호텔롯데 지분을 합하면 99%가 넘는 만큼 호텔롯데는 사실상 일본 영향력 아래 있는 기업이다.

현재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일본 롯데홀딩스→호텔롯데→롯데지주’로 이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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