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매출 10%-영업이익 24% 끌어올리는 게 목표 "모든 역량과 자원 집중"

<아모레퍼시픽 제공>

[한국정책신문=한행우 기자] 2년새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며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아모레퍼시픽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유럽 공장 매각, 대규모 MOU 철회, 각종 후원 중단 등의 소식이 알려지면서 비용절감을 위한 내부 절박함이 감지되고 있다.

자사 유통망 ‘아리따움’에서 타사 제품 판매에 나선 것도 획기적인 변화다. ‘정통성’을 고집하는 대신 실익 추구에 나선 것. 경쟁사 LG생활건강의 견고한 성장세는 물론 연내 국내 진출이 예고된 세계1위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까지 견제해야 하는 아모레퍼시픽의 마음이 바빠지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헤라(HERA)는 서울패션위크 타이틀 스폰서십 계약을 올해부터 중단했다. 헤라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지난 3년간 서울패션위크의 공식 후원사로 연간 10억원 상당을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시작된 생명다양성재단 후원도 지난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5년만에 종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생명다양성재단은 동물·환경 관련 학문 연구를 지원하는 공익법인으로 2013년 재단 설립 당시 아모레퍼시픽은 4억원을 후원했고 이후에도 꾸준히 재단 활동을 지원해왔다.

화장품 사업과 관련성이 떨어지거나 홍보 효과가 없다고 판단되는 지출을 줄여 나가는 모양새다. 앞서 알려진 자산 매각, 대규모 MOU 철회 소식 등과 함께 비용절감 차원으로 풀이된다.  

지난달에는 아모레퍼시픽이 유럽 진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했던 프랑스 샤르트르 향수 공장을 크리스챤 디올에 매각한 사실이 공개됐다. 이곳에서 주로 생산해온 향수 브랜드 ‘롤리타 렘피카’ 라이선스 계약이 지난 2017년 만료된데 따른 경영 효율화 차원이라는 게 업체 측 설명이었다. 

또 아모레퍼시픽은 약 1600억원을 들여 조성하기로 한 용인 뷰티산업단지 사업도 전면 백지화했다. 대규모 사업을 벌일 때가 아니라는 판단이 바탕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으로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밖으로는 활로 모색에 적극 나섰다. 자사 편집숍 ‘아리따움’의 문턱을 낮춰 타사 제품으로까지 취급 품목을 늘린 게 대표적이다. 자사 제품만 고집하는 대신 유통 수수료 등 실익 추구에 방점을 찍었다.

일부 매장의 경우 간판을 ‘아리따움’에서 ‘아리따움 라이브’로 바꿔 달고 빠르게 멀티 편집숍으로 변신하고 있다. 1호 매장인 강남점의 경우 타사 브랜드 수가 2월 말 기준 67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가지 브랜드만 취급하는 로드숍들은 고사위기에 몰린 반면 올리브영과 같은 H&B(헬스&뷰티)스토어와 신세계 ‘시코르’ 등 편집숍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아모레퍼시픽도 변화를 피해갈 수 없게 된 셈이다. 

연내 ‘세계1위’ 화장품편집숍 ‘세포라’의 국내 진출도 예고돼 있어 해당 시장 선점이 시급한 상황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지난해보다 각각 10%, 24% 끌어올린다는 경영 목표를 내놓은 만큼 대내외적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 배동현 대표이사는 지난 15일 주주총회 자리에서 “실적 턴어라운드 달성을 위해 모든 자원과 역량을 집중하고자 한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 매출은 2017년 5조1238억원으로 전년 대비 9.2%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5조2778억원으로 전년보다 3.0% 늘어나는데 그치는 등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2017년 5964억원, 지난해 482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9.7%, 19.2%씩 큰 폭으로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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