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금융당국, 재벌 가맹점 수수료 갑질 대책 마련해야"

<뉴스1>

[한국정책신문=김하영 기자]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 인상을 놓고 현대자동차그룹(회장 정몽구)과 협상을 벌이던 카드사들이 결국 현대차에 백기를 들면서 40일 넘게 벌여온 수수료 인상 갈등이 일단락됐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 노동조합은 현대·기아차가 카드사들과의 협상 과정에서 가맹점 해지를 통보하는 등 우월적 권한을 이용해 ‘갑질’을 했다고 지적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등은 13일 오후 금융위원회 앞에서 ‘현대·기아차의 카드 수수료 갑질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기아차는 카드 수수료를 소액 인상했다는 이유만으로 카드사와의 가맹점 해지를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월 말 카드사들은 현대차에 1.8%대였던 수수료율을 1.9% 중반대로 0.12~0.14%포인트 인상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그러나 현대차는 자동차 업황이 좋지 않아 오히려 수수료 인하 요인이 있다며 인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후 카드사들에게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결국 카드사들은 당초 목표치에 못 미치는 수준인 1.8%대 후반에서 합의를 이뤘다.

카드사들이 현대차와의 협상에서 사실상 백기를 들면서 앞으로 진행될 대형 유통업체 등과의 수수료 인상 협상도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이날 장경호 카드사노조협의회 의장은 “앞으로 벌어질 통신, 항공, 호텔, 대형마트와의 협상 과정에서 대기업 가맹점들이 그 우월적 권한을 이용해 법과 제도를 어기는 행태를 또 반복할 수 있다”며, 이런 행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금융당국에 실효성 있는 조치의 실행과 제도 보완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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