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 적자' 비디비치, '캐시카우' 화려한 변신…'연작' 성공은 지켜봐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뉴스1>

[한국정책신문=한행우 기자]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의 화장품 ‘뚝심’이 뒷심을 발휘하면서 업계 안팎의 눈이 쏠리고 있다. 매년 수십억원 적자를 내며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비디비치’를 연매출 1000억원이 넘는 ‘메가브랜드’로 키워냈다. 

정 총괄사장이 직접 브랜딩한 자체 한방화장품 브랜드 ‘연작’으로 ‘2연타’에 성공할 지 경영능력이 본격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18일 관련업계와 공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 매출은 전년 대비 14.6% 늘어난 1조2633억원을 기록했다. 화장품 사업부문의 매출 증가율은 175.9%에 달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영업이익은 118.3% 급증한 555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2012년 인수한 비디비치의 성장은 괄목할 만하다.

인수 당시 비디비치의 연매출은 19억원에 불과했다. 그해 22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비디비치는 2013년 41억원, 2014년 62억원 등 매년 적자폭이 크게 늘어 나 한때 시장 퇴출설까지 제기됐었다. 

제품이 중국시장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2017년 처음으로 흑자전환한 데 이어 지난해 연매출이 1200억원을 넘어선 것. 메이크업 베이스 1개 품목이 지난 한해에만 110만 개 이상 팔려 나가는 등 ‘밀리언셀러’도 배출했다. 

올해도 연초부터 성장세가 가파르다. 1월1일부터 17일까지 면세점에서만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총 매출은 215억원으로 브랜드 역사상 최고 월매출을 기록했다.

비디비치의 2017년 전체 매출 229억원에 맞먹는 금액이다.

업체 관계자는 “비디비치는 면세점 시장에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며 “클렌징 폼, 스킨 일루미네이션과 같이 연간 100만개 이상 판매할 수 있는 우수한 제품을 꾸준히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체 측은 이 같은 기세를 몰아 비디비치가 올해 연매출 2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5년 프리미엄 뷰티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라페르바’를 론칭했고 스웨덴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 이탈리아 스킨케어 브랜드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판권을 인수했다. 

또 이 회사는 프랑스 최고급 향수 브랜드 ‘딥디크’의 국내 판권도 사들이는 등 차근차근 화장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왔다. 2016년에는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와 합작법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설립해 화장품 제조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정 총괄사장이 신세계백화점을 통해 전개하는 뷰티편집숍 ‘시코르’도 입소문을 타고 영토확장에 한창이다. 젊은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화장품 애호가들의 ‘성지’로 평가받는다는 후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LG생활건강 ‘후’의 아성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 총괄사장이 직접 브랜딩한 것으로 알려진 한방화장품 ‘연작’을 통해서다.

아시아와 미국, 유럽 등에 진출해 2020년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는 게 업체 측 목표다. 내년에는 백화점과 면세점에 10개 이상 매장을 열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은 탄탄한 충성 고객층과 독자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설화수나 후를 능가할 뚜렷한 차별점이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신세계백화점과 면세점이라는 거대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성장세에 기대를 걸어 볼만하다”고 평가했다. 

또 “정유경 총괄사장의 경우 ‘은둔의 경영자’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조용히 자신의 면세·백화점·화장품 사업에 집중하면서 고가 프리미엄 전략으로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이뤄내고 있다”며 “연작이 시장에 우수한 성적으로 안착할 경우 신세계 측이 화장품 업계의 세번째 강자로 떠오르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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