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체제 전환 후 매출 지속 성장…역세권 복합개발사업에 주목

용산역 전면공원 지하공간 개발사업 조감도. <HDC현대산업개발 제공>

[한국정책신문=서기정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외형을 키우고 디벨로퍼로서 역량을 다지는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5월 지주사체제로 전환한 이후 첫 성적표를 받아든 현대산업개발은 4분기에 영업이익이 주춤하며 1000억원대를 넘기지 못한 아쉬움은 남지만, 매출은 2분기 연속 성장세를 보이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엔 ‘개발운영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일본 대표 종합 디벨로퍼 회사인 모리빌딩의 서울지사장을 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이는 현대산업개발이 단순 도급사업이 아닌 땅 매입·기획·설계·사후관리까지 총괄하는 부동산 개발사업자인 ‘디벨로퍼’를 지향하고 있음을 뚜렷히 보여준다.

실제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과 용산역 전면공원 지하공간 개발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어, 올해 다수의 복합개발사업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의 지난해 누적(5월 분할 이후) 매출액은 2조7927억원, 영업이익 3179억원, 당기순이익 2298억원이다.

지난해 지주회사 HDC와 사업회사 HDC현대산업개발로 분할했기 때문에 전년도 실적을 비교하긴 어렵지만, 분할 이후 매출액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매출액은 2분기(5·6월분) 8255억원, 3분기 9395억원에 이어 4분기 1조277억원을 달성했다.

라진성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변경된 회계기준 영향으로 자체주택 매출은 부진했지만, 외주주택 사업이 개선되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 역시 “지난해 송파헬리오시티, DMC 2차 아이파크, 홍제원 아이파크 등 주요 대형단지를 준공했다”며 “이러한 외주주택이 매출상승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3분기 1189억원에서 4분기 993억원으로 16.5% 줄었다. 매출은 늘고 영업이익은 감소하다보니 두 자릿수를 유지하던 영업이익률도 4분기는 9.66%에 머물렀다.

이러한 가운데, 금융투자업계는 올해 현대산업개발의 안정적인 실적을 전망하면서, 디벨로퍼로서의 역량에 주목하고 있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올해는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자체사업 분양이 예정돼 있어 자체매출 비중은 다시 높아질 것”이라며 “광운대 역세권 개발을 비롯해 다수의 복합개발사업 추진으로 디벨로퍼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인적분할을 하면서 디벨로퍼로서 방향성을 공고히 했다.

지난해 신설된 개발운영사업본부엔 박희윤 모리빌딩 서울지사장이 본부장으로서 개발사업을 이끌고 있다. 특히, 모리빌딩은 초고층 복합개발을 통해 도쿄 도심의 도시재생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온 일본 3대 디벨로퍼 회사다.

본격적으로 추진 중인 주요 복합개발사업은 광운대 역세권 개발, 용산역 전면공원 지하공간 개발사업 등이다. 창동, 대전 등 역세권 개발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그 중에서도 용산역 전면공원 지하공간 개발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20일 서울시 용산구와 사업협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4000여평의 공원조성 예정부지에 지하공간을 개발해 지상엔 공원, 지하(연면적 6800여평)엔 문화·쇼핑의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다.

2020년 착공예정인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은 서울 동북권 최대 개발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부지 14만9065㎡에 각종 상업·주거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사업비는 총 2조5000억원이다.

이와 관련, 라 애널리스트는 “다른 대형건설사와 달리 ‘한국형 디벨로퍼’로서의 잠재력이 기대되지만, 복합개발사업들이 예정보다 지연되고 있다”며 “사업의 가시성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라 애널리스트는 이어 “디벨로퍼로서 가늠자가 될 광운대 역세권 개발, 창동 역사 개발 등 복합개발사업 추진이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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