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책신문] 목요일(3일) 국내 증시는 개장 전부터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나스닥의 애플이 시간외거래에서 7% 이상 급락하고 있다는 소식 때문이다. 애플은 1분기(10~12월) 매출 전망을 내놓았고, 이는 시장 전망치보다 8% 적은 수준이었다.

개장을 하자 삼성전기, LG이노텍, 비에이치, SKC코오롱PI, 이녹스첨단소재, 삼화콘덴서 등 휴대폰 관련주들이 밀리기 시작했고 결국 대체로 큰 폭 하락한 채 마감했다.

이는 월가의 전설적 투자자인 존 템플턴이 말하는 전형적인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존 템플턴은 "매도자의 근시안적 판단으로 야기된 일시적 변화의 결과로 주가가 급락한 주식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애플이 1분기(10~12월) 실적이라고 내놓았지만 우리 관점에서 보면 '작년 4분기' 실적이다. 이미 지난 얘기인 것이다. 이미 작년 11월부터 삼성전기의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매출이 둔화될 것이다, 대만의 FCCL(MLCC의 주원료)업체들이 9~11월 매출이 6% 감소했다 등등 휴대폰 관련주들의 4분기 실적 둔화를 알리는 뉴스들이 쏟아졌다. 따라서 애플의 실적 발표는 전혀 새롭지 않고 식상하기까지한 뉴스였다.
 
그런데 주식시장은 호들갑이다. 템플턴 입장에서 이 호들갑쟁이들을 본다면 '바겐셀러'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근시안적이고 충동적인 반응을 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비이성적인 판단과 대응으로 일시적 주가 급락을 야기하고, '바겐헌터'들에게 좋은 저가 매수 찬스를 제공하는 고마운 사람들이다.

<삼성전자 주봉>

돌이켜보자. 삼성전자는 2017년 11월 3일에 5만7520원의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런데 2018년 3분기에 반도체부분이 사상 최고 실적을 냈다. 즉, 사상 최고 실적을 내기 9개월에서 1년 전에 주가는 이미 고점을 찍고 조정에 들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2019년을 시작한 지금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이 부진하다고 목표가를 낮추는 리포트들이 나온다. 감각과 경험이 부족해서 그렇다.

삼성전자, 삼성전기, 화학, 철강 등 소위 '경기 사이클'을 타는 업종은 주가가 6개월에서 1년을 선행한다. 따라서 이들은 항상 최소 6개월, 적어도 1년 후의 업황을 늘 예상하려는 공부와 노력이 필요하다.

<애플 일봉>

그런데 이미 작년 10~12월 매출을 가지고 지금 호들갑을 떤다? 정말 넌센스다.

이 악재는 하루살이 악재에 그칠 것이다. 애플은 이미 작년 10월 3일 주당 233달러의 고점을 찍고 연말에 157달러로 쓸쓸한 마감을 했다. 고점 대비 33%나 하락했고, 그것도 11월부터는 쉼없이 스트레이트로 속락했다. 이미 10~12월의 매출 부진을 충분히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때늦은 악재에 주가가 하루이틀 반응할 수는 있지만 지속적일 수가 없다. 주식시장은 '미래'의 시가총액을 반영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이 과거를 반영하는 공간이면 투자해서 이익 내기가 참 쉬울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만든 '주식시장'은 인간보다 훨씬 영리해서 늘 '미래'를 반영한다. 그래서 주식투자가 어려운 것이다 .

애플의 매출 둔화 뉴스는 흘러간 옛노래이며 추억의 한자락이다. 그에 놀라 우리나라의 휴대폰 관련주를 매도한다면 그야말로 '바겐셀러'다.

우리는 '바겐헌터'가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분석과 노력, 그리고 용기가 필요하다. 또 남다른 길을 즐기는 반골기질이 있어야 한다.

존 템플턴이 지금 우리 증시에 투자한다는 과연 어떻게 반응했을까?

그는 이렇게 얘기했다. "바겐헌터는 전망이 가장 좋을 때가 아니라 가장 좋지 않을 때 주식을 매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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