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고 아시아 뜬다…대림·현대·GS건설↓ 삼성·롯데·HDC현산↑

시공능력평가 10대 건설사의 해외수주액. <한국정책신문>

[한국정책신문=서기정 기자] 시공능력평가 10대 건설사는 2018년 한 해 해외수주 성과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엔지니어링, 삼성물산, SK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은 전년보다 늘어난 해외수주액을 달성하고 2018년을 마감한 반면, 대우건설, 대림산업,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GS건설은 전년도 실적에 못미치는 수주규모를 보였다.

특히, 삼성물산과 롯데건설은 해외수주액이 전년보다 100%이상 증가하고, HDC현대산업개발은 전년보다 약 2억달러 이상 오르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대림산업과 현대건설은 해외수주액이 전년보다 각각 40%이상 쪼그라들었다.

감소세를 보인 건설사는 그간 수주텃밭이었던 중동에서의 수주규모가 대폭 줄어든 데 영향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중동수주액은 2017년보다 36.5% 감소한 92억달러에 그치면서, 12년만에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넘기지 못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외건설사업은 중동이 주춤한 사이 아시아가 주력시장으로 부상하면서, 건설사들은 아시아 시장을 개척하고 적응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해외건설협회 수주통계에 의하면, 2018년도 해외수주액은 △현대엔지니어링 49억5772만달러 △삼성물산 34억9263만달러 △SK건설 29억1655만달러 △대우건설 20억6248만달러 △대림산업 13억6685만달러 △현대건설 13억990만달러 △포스코건설 12억2143만달러 △GS건설 9억2529만달러 △롯데건설 6억8050만달러 △HDC현대산업개발 2억112만달러 순이다.

우선, 현대엔지니어링은 연말 막판 뒤집기로 10대 건설사 중 최대 규모의 수주액을 달성하는 성과를 보였다.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은 전년도(48억6188만달러) 대비 반토막난 수주성과를 보여 골머리를 앓았다.

하지만, 새해를 열흘 앞둔 지난달 21일, 30억달러 규모의 러시아 안티핀스키 석유화학설비 공사를 수주하면서 단숨에 1위로 올라선 셈이다.

이와 관련, 해외건설협회 한 관계자는 “이 공사 수주를 기점으로 국내기업의 총 해외수주액도 300억달러를 넘기게 됐고, 신시장인 러시아에서 대규모 수주를 하게 된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도 전년도인 2017년 15억3472만달러보다 약 128% 증가한 수주액(34억9263만달러)을 달성했다. 싱가포르 남북회랑 N107 공구, 인도네시아 자와 가스복합발전 프로젝트, 홍콩 통충 뉴타운 매립공사 등 아시아시장을 중심으로 신규공사를 수주했다.

롯데건설은 전년(2억6974만달러) 대비 152%나 증가한 6억8050만달러를 수주했고, HDC현대산업개발은 전년도 11만달러에서 무려 2억101만달러가 증가해 2억112만달러를 수주했다.

특히,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절대적인 수주액은 비교적 작지만, 성장세가 가파른 모습이다. 두 건설사 모두 해외사업에 강점이 있던 건설사는 아니었으나, 2018년부터 해외사업 확대에 중점을 두면서 그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SK건설은 7월 라오스댐 사고란 악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년(21억1911만달러)보다 38% 증가한 29억1655만달러를 수주했다.

<한국정책신문>

반면, 대림산업은 2017년(26억5592만달러) 보다 49% 줄어든 13억6685만달러를 수주한 것에 그쳤다. 이는 10대 건설사 중 가장 큰 하락폭을 보인 수준이다.

10월 사우디아라비아서 8억9200만달러 규모의 뉴 암모니아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하락폭을 줄였지만, 전년도 수준을 회복하는 데엔 역부족이었다.

해외플랜트사업에 강점이 있던 대림산업은 그간 중동을 중심으로 활약해왔지만, 2013년부터 플랜트사업이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면서 신규수주도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현대건설도 전년(21억9184만달러) 대비 40% 감소한 13억990만달러를 수주했다. 지난 한 해 미얀마 양곤지역 변전공사, 싱가포르 투아스 터미널 2단계 매립·부두·준설 공사 등 꾸준히 신규수주를 이어왔으나 전년도 수준을 회복하진 못했다.

GS건설은 전년도 14억7177만달러에서 37% 줄은 9억2529만달러를 수주했다. 신규공사 건수는 늘었지만, 전년도에 아랍에미리트(UAE)서 약 12억달러의 대규모 공사를 수주했던 터라 상대적으로 적어보이는 기저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건설과 대우건설도 전년에 비해 다소 주춤했다. 포스코건설은 12억2143만달러를 수주하면서 전년(13억9245만달러)보다 12% 감소했고, 대우건설은 20억6248만달러를 수주해 전년(22억6628만달러) 대비 9% 줄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중동지역 발주가 크게 늘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직은 수주성과가 미미하다”며 “중동시장 외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베트남은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인프라·신도시 공사 등 발주가 크게 늘었고, 정부의 신남방정책 영향으로 싱가포르·태국에서의 수주도 증가했다”며 “해외수주실적에 있어, 아시아 시장에서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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