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3% vs 비씨카드 1.5% 이견…삼성, 신한과 협상 주목

내년부터는 비씨카드로 현대차를 구매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지난 10일 현대자동차와 비씨카드와의 카드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 협상이 결렬된 후로 양쪽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와 비씨카드의 카드가맹점 계약 유예기간이 하루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차 1.3% 비씨카드 1.5%…‘제3의 수수료율’은 안 돼

현재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 협상을 놓고 현대차는 현행 1.9%(비씨카드 신용카드의 수수료율)에서 비씨카드의 체크카드 수수료율인 1.3%로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비씨측은 KB국민카드의 체크카드 수준인 1.5%를 고수하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비씨카드가 내세우는 수수료율 1.5%는 카드 수수료율 체계와 원칙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즉, ‘1 가맹점=1 수수료’ 체제를 전제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직불카드 3가지 종류로만 수수료율을 정해왔는데, 비씨측이 제안한 것은 ‘제3의 수수료율’이라는 것이다.

현대차 이기훈 차장은 “현재 이 시각까지도 협상 중이고, 언제 협상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다"고 현재 상황을 언급했다.

이어 그는 ”복합할부수수료율 1.3%는 체크카드의 수수료율을 따라가는 체계에 맞춘 것이기 때문에 국민카드와 1.5%로 계약했다고 해서 비씨카드가 1.5%의 수수료율을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부터 예고된 갈등

앞서 이 같은 갈등은 지난달 현대차와 KB국민카드 간의 수수료 협상 때부터 예고됐다. 양측은 협상 당시 복합할부 상품에 대한 수수료를 국민카드 체크카드의 수수료인 1.5%로 합의했다. 현대차가 주장한 0.7%와 국민카드가 요구한 1.75%에서 양측이 합의한 결과다. 

현대차가 비씨카드에 국민카드보다 0.2% 낮은 1.3%(비씨카드 체크카드의 수수료)를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복합할부금융 수수료 구조가 체크카드와 비슷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복합할부금융은 신용카드로 차를 살 때 캐피탈사가 먼저 카드사에 돈을 갚고, 고객은 캐피탈사에 할부금을 갚는 방식을 말하는데, 일반적인 신용카드 결제와 다르게 신용공여기간을 갖지 않기 때문에 체크카드의 수수료 구조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삼성카드와 신한카드, 더 한 놈들이 기다리고 있다

비씨카드와 같은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오늘 2월과 3월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도 현대차와 가맹점 재계약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두 카드사 모두 체크카드 수수료가 1.3%인 것을 감안하면,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계약내용에 대해서는 외부적으로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고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사실 현대차에서 비씨카드의 비율이 높지는 않지만, 이번 협상이 앞으로 있을 다른 카드사와의 협상에서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논란이 되는 것 같다”며 이번 협상에 대해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특히 현대카드를 제외하고 삼성카드는 현대차가 가장 많은 할부금융을 취급(1조3000억원)하는 카드사다.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 역시 6000억 원을 취급하고 있다. 내년 2월과 3월 각각 계약이 만료될 예정인데, 두 카드사는 만료일이 다가오면 대부분의 카드사들의 협상 결과를 지켜본 후, 그에 따른 수수료율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국민카드와 계약할 때 체크카드를 연동한 것은 신의 한수"라며 "앞으로 체크카드 수수료가 국민카드보다 0.2% 낮은 기업계 카드사는 현대차와 카드복합할부 금융 갈등에서 고전을 피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오는 2월 신한카드와 3월 삼성카드와 가맹점 계약이 예고된 상황"이라며 "특히 복합할부 취급량이 가장 많은 삼성카드와 현대차 간 갈등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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