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플랜트사업 영업손실 약 774억원

대우건설이 해외 플랜트사업에서 적자를 누적한 가운데, 이달부터 플랜트본부 정직원 유급휴직에 들어갔다. 사진은 지난 9월 대우건설(김형 대표, 왼쪽에서 두번째)이 두산중공업, 한전KPS,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기술, 한전원자력연료 등과 체코 폴란드 신규원전사업 수주를 위해 공동협력 협약을 체결한 모습. <대우건설 제공>

[한국정책신문=서기정 기자] 대우건설이 해외 플랜트사업에서 적자를 쌓고 있는 가운데, 플랜트사업본부 정직원들이 이달부터 유급휴가에 들어갔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올 상반기 플랜트사업 부문에서 누적 영업손실이 774억3600만원으로 집계되면서,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상황이다. 그간의 플랜트사업 적자를 우선 인력 조정으로 메꾸게 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4분기부터 신규 수주가 기대되는 해외사업들이 있어, 이들 수주 여부에 따라 내년부턴 실적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이 10월부터 플랜트본부의 부장 이하 정직원(1278명)을 대상으로 2개월의 유급휴가에 들어갔다. 휴가기간 동안 급여는 기본급의 50%로, 2개월씩 총 6회에 걸쳐 1년간 유급휴가를 도입한단 방침이다.

플랜트 본부의 직원은 전체직원 5569명의 23%를 차지한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해외 플랜트사업의 부진으로 현장이 줄면서 근무직원 수 조정에 들어간 모양새다.

대우건설의 한 관계자는 “플랜트 현장이 많이 줄다보니, 인력을 관리하는 차원”이라고 유급휴가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대우건설의 올 상반기 매출은 5조6167억원, 영업이익 34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8%, 26.38% 감소했는데, 이런 실적 부진엔 플랜트 부문 손실의 영향이 컸다.

상반기 사업보고서에 플랜트부문의 누적 영업손실이 약 774억3600만원을 기록해, 지난해 6억9000만원에서 손실을 110배 이상(767억4600만원) 대폭 키운 것이다. 게다가, 대우건설의 올해 해외수주목표는 2조원이지만, 상반기 달성률 32.5%(6606억원)에 그쳤다.

올해 실적에 발목을 잡고 있는 것 역시 해외사업 부진과 비어가는 수주 곳간이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우건설의 올해 매출 역성장을 예상하며, 그 요인으로 해외 수주잔고 감소와 국내 대규모 플랜트사업 준공 등을 꼽았다. 송 애널리스트는 “해외부문의 매출 부진 지속과 울산 S-Oil 플랜트 준공 영향으로 매출액이 감소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향후 실적 개선의 여지는 있다. 해외수주가 현재 계획대로 잘 진행된다면, 그간의 사업부진을 메꿀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에 접어든 현재(10월9일 기준) 해외건설협회 수주통계를 보면, 대우건설의 올해 누적 해외수주 금액은 9억7456만달러(1조1026억원)다. 이는 국내 전체업체 중 7위, 시공능력평가 10대 건설사 중 6위인 성적이다. 전년 동기엔 6억4190만달러(7262억원)로 전체 9위, 10대 건설사 중 7위인 실적을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보단 수주상황이 나아지고 있는 셈이다.

김세련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우건설의 경우 보수적인 수주기조에도 불구 (4분기) 아프리카, 동남아 등의 수주 기대로 연내 해외수주 2조원 달성에 무리가 없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김 애널리스트는 “향후 리비아 시장 발주 재개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고, 내년엔 나이지리아 LNG 액화 설비시설 입찰에 원청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이 수주에 성공할 경우 주가에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우건설 한 관계자는 “지금 당장 플랜트 현장은 줄었지만, 내년엔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산유국을 중심으로 해외수주가 늘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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