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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에 갇힌 시대

[한국정책신문=나원재 기자] “아예 대응을 하지 않는 게 낫겠다 싶을 때가 있어요. 사실을 바로 잡으려고 설명을 해도 우려는 이미 기정사실로 인지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대응을 할수록 뭇매를 더 맞기도 합니다.”

최근 만난 기업 관계자 대부분은 온라인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정보가 빠르게 전달되는 순기능을 얘기하면서도 개중에 잘못된 정보 또한 발 빠르게 퍼지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이들은 잘못된 점이 있으면 사실관계를 명확히 따져 올바로 잡아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지만, 과정에서 새나온 오보로 곤혹을 치를 때가 많다는 하소연도 늘어놨다.

이들이 강조했던 얘기의 골자는 모두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향하고 있었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는 제한된 증거를 가지고 논쟁에서 어떤 결론을 도출하는 오류를 말한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는 사전적으론 ‘범주화된 지각의 오류’와 맥락을 같이 한다.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세상에서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는 다소 비논리적인 얘기로 해석할 수 있다.

일부 정보만 인지하곤, 아직 완전히 확인되지 않은 얘기로 전체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 때문에 한쪽에선 상당히 억울한 경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얘기도 성립된다.

올 상반기 프랜차이즈 마세다린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진실규명을 요구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마세다린은 공정위가 지난해 12월 본사 닭강정 브랜드 ‘가마로강정’이 가맹점주 386명을 상대로 쓰레기통과 타이머 등 50개 물품을 강매했다는 이유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5100만원을 맞았다.

당시 정태환 마세다린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정위는 퇴점한 일부 점포에서 그런 내용을 받아 과징금을 부과했고, 130여개 점포 중 물품을 강요받은 곳은 없다고 정면 대응했다.

그는 정보공개서에 예비 창업주가 본사와 계약 시 전용상품 구매 등 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공정위가 강매한 가맹점이 어딘지, 조사는 제대로 했는지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내용을 제대로 밝히지도 않고 과징금을 부과했다면 분명 잘못된 일이라는 게 정 대표의 주장이다.

 

마세다린 본사와 가맹점주들은 잘못된 정보로 대고객 이미지가 실추됐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이를 바로 잡겠다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강조했다.

이(e)커머스 기업 쿠팡도 최근 곤혹을 치렀다. 쿠팡맨들은 회사가 최근 파트타임 근로자인 ‘쿠팡 플렉스’를 모집하면서 본인들보다 높은 인건비를 책정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들은 쿠팡이 쿠팡 플렉스를 채용하면서 일부 지역에서 약 3배에 가까운 건당 2000원의 인건비를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쿠팡맨들은 쿠팡 플렉스 인건비가 월등히 높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고, 차라리 쿠팡 플렉스에 높은 인건비를 줄 바엔 쿠팡맨을 더 고용하는 게 낫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쿠팡은 쿠팡맨과 쿠팡 플렉스는 원론적으로 비교를 할 수 없는 대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쿠팡맨은 직접고용 근로자라면, 쿠팡 플렉스는 알려진 대로 위탁 형태의 간접고용이라는 게 쿠팡의 설명이다.

쿠팡에 따르면, 쿠팡 플렉스는 쿠팡맨들의 배송 물량과는 별도로 예상 가능한 범위를 넘어선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마련한 운영 방식이다. 2000원의 인건비도 일부 지역서 쿠팡 플렉스를 모집하기 위한 이벤트성의 프로모션으로 진행했다. 

반면, 쿠팡은 쿠팡맨에게 △연차휴가 △4대보험 △임직원과 가족 단체보험 △무료 건강검진 △명절선물 △경조사 지원(결혼, 출산, 환갑, 칠순 등) △리조트 이용 지원 등 다양한 복지혜택을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쿠팡은 이와 함께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이하 CLS)가 국토교통부로부터 지정택배사로 신규 지정됐고,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국내 택배산업과 화물운수사업 발전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쿠팡은 CLS의 근로자도 100% 직접고용 형태로 운영하고, 개인 차량을 별도 구입할 필요 없이 회사의 배송 트럭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차량의 유류비와 보험료 등 차량유지 비용도 CLS가 부담한다.

쿠팡은 그간 국내 택배 산업은 대부분 직접 고용이 아닌 지입제 형태로 운영됐으며, 이에 따라 많은 배송업 종사자들이 4대 보험의 혜택도 누리지 못한 채 직접 배송 차량을 구입하고 유지비까지 부담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부연했다.

쿠팡은 CLS의 근로자 채용을 지속하고, 앞으로 CLS의 사업 방향에 따라 채용 규모도 확대할 예정임을 분명히 했다.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위해 논쟁은 지속되겠지만, 이를 앞당기기 위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에 갇혀선 안 되겠다.

나원재 기자  nwj@kp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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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화의오류#분쟁조정#노사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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