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기준 6개월 이상 실업자 비중 2002년 카드사태 수준으로 악화

29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6개월 넘게 구직활동을 한 실업자 수는 13만5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서기정 기자] 20~30대 청년층의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6개월 넘게 구직활동을 했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 비중이 2000년대 초반 카드사태 불황기 수준과 비슷해졌다.

29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6개월 이상 구직활동을 한 실업자 수는 13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만6000명(13.6%) 증가했다.

이들은 전체 실업자 112만1000명 가운데 12.0%를 차지했다.

이들 비중은 2002년(13.2%), 2004년(13.6%)과 비슷한 수치다. 당시 6개월 이상 실업자 수는 2002년 9만7000명, 2004년 9만명이었다.

이 시기는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내수부양을 위해 신용카드 발급을 남발하면서 신용불량자를 양산해 2002년 카드사태로 경기가 급격히 나빠진 때였다.

최근 전체 실업자 가운데 구직기간이 반년 이상 걸린 실업자 비중은 지난 4~5년 동안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반면 6개월 미만 실직자 비중은 같은 기간 감소하고 있다.

이는 실업자의 숫자뿐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악화됐다고 풀이된다.

통계 작성기준이 바뀐 2000년 이후를 기준으로 봤을 때, 전체 구직자 가운데 6개월 이상 구직자 비중은 2001년 14.9%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보이다 2011년 6%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2013년 6.3%를 시작으로 5년 동안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6개월 이상 실직자 대다수가 20~30대 청년"이라면서 "청년들의 취업 준비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현상이 원인이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6개월 이상 장기 백수 가운데 20~30대 비중은 원래부터 높은 경향을 지속해 왔다"면서도 "지난달 1년 이상 초장기 실업자 수가 외환위기 여파에 휩싸인 2002년과 동일한 상황을 봤을 때 고용의 질이 악화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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