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이어 지주 회장으로 향하는 검찰 '칼날'…"담담하게 기다리고 있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김희주 기자] 사상 초유의 은행권 채용비리에 대한 수사 결과가 오는 15일 발표되는 가운데 은행권 현직 회장과 은행장 등 수장의 기소 여부를 두고 전운이 감돌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검찰은 오는 15일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 DGB대구은행, JB광주은행, BNK부산은행 등 5개 은행에 대한 채용비리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 금융권 채용비리 검사 결과를 검찰에 이관했다.

이에 남부지검과 서울서부지검은 각각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을 수사 중이고 DGB대구은행과 JB광주은행, BNK부산은행도 각 지방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수사 대상에 오른 금융지주사의 경우 현직 회장의 기소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바짝 긴장하며 수사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남부지검은 지난달 9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검찰은 KB국민은행은 경영진과 정재계 유력자의 자녀들로 구성된 VIP 리스트를 만들어 이들에게 채용과정에서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윤 회장이 지난 2015년부터 2년간 KB국민은행 신입사원 채용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윤 회장의 종손녀가 신입사원으로 채용되는 과정 중 2차 면접에서 최고 등급을 받고 합격한 부분을 놓고 윤 회장의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검찰 수사가 함영주 행장을 향했고,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수사를 받았다.

서울서부지검은 지난달 25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함 행장은 지난 2016년 신입채용 과정에서 인사청탁을 받아 6명의 지원자를 부당하게 채용하고 특정대학 출신 지원자 7명의 면접점수를 조작하는 등 총 13건의 채용비리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2013년 하반기 신입채용에서 서류합격자 비율을 '남자 4 대 여자 1'로 정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은 남성지원자를 합격시킨 '성(性)차별 채용비리' 의혹도 있다.

지난 1일 함 행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일각에서는 은행권 채용비리 수사 동력이 한풀 껶였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함 행장에 대한 검찰의 영장 재청구 또는 기소 가능성은 남아있기 때문에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지방에서는 DGB대구은행의 수사 결과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DGB대구은행은 채용비리 의혹에 연루된 김경룡 은행장 내정자(DGB금융지주 회장)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를 연기했다. 

김 행장은 박인규 전 행장이 구속기소되면서 새로운 행장으로 내정됐으나 같은 문제로 낙마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담담하게 검찰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며 "기소 여부 등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정하는 것이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연합회는 오는 18일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이사회 의결한다.

저작권자 © 굿모닝경제 - 경제인의 나라, 경제인의 아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