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업계선 "경제 전반에 큰 타격" 주장, 전문가 "더 떨어진" 주장도

서울 송파구 잠실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한국정책신문>

[한국정책신문=손상원 기자] 부동산 시장서 매수자 대비 매도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거래 절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새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집값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앞으로 나올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시장에 끼칠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가격 하락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일 현재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가 94.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지수는 전국 부동산 중개업소 약 3000곳(서울 약 900곳)을 대상으로 매수자와 매도자 중 어느 쪽이 많은지를 설문한 결과다. 

지수 범위는 0~200이며, 기준점인 100을 웃돌면 매수자가, 밑돌면 매도자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의미다. 현재 부동산 시장에선 집을 팔려는 사람은 많은데, 살 사람은 없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이를 두고 관련 업계는 '거래 절벽'을 우려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당분간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며 "정부가 여러 부동산 정책을 예고해 두고 있는 현재 시장에 불확실성과 동시에 매수심리 위축까지 형성돼 당분간 거래절벽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거래절벽이 일정기간을 넘어 지속될 경우 단지 가격 조정기를 거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수도 있다는 내용의 설문조사도 발표됐다. KDI(한국개발연구원) 경제동향 4월호에 실린 설문 결과에는 국내 부동산 전문가 100여명 중 48%가 1년 뒤 주택 매매 가격은 하락할 것을 전망했다. 이는 전분기 결과(38%)와 비교했을 때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전세가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52%)의 전문가들이 1년 뒤 하락을 전망했다. 이 또한 지난 조사 결과(29%)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전문가들의 시장 가격 하락 전망은 '여전히 집값이 높다'는 인식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조사에서 전문가 중 51%는 올해 1분기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이 높다고 답했다. 정부의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와 각종 청약 기준 강화, 금리 인상 등이 아직 매매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매도·매수 모두가 얼어붙은 현재 상황에서 아주 작은 변수 하나로도 가격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얼마 동안 부동산 관련 예고된 이벤트가 없어 집값이 보합세를 지속하겠지만, 정부가 예고하고 있는 부동산 규제(보유세 인상 등)가 윤곽을 드러내면 지금보다 집값 하락세는 더 뚜렷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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